유사역사학 사절



동유기 - 대어(大魚) 橘南谿의 서유기(西遊記)



블로그 이웃 적륜님의 "해룡이 나르샤 - 고래를 따라서" 연재에 힘입어, 저도 일본 근세의 고래 이야기를 번역해봅니다.
 
지금껏 타치바나 난케이가 큐슈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한 "서유기"를 번역해왔지만, 이번에는 서유기가 아니라 동유기입니다! 동일 저자가 일본의 북동쪽을 여행하고 온 기록을 출판한 것입니다.



▲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에서 그려진 "야인국(夜人國)"과 주변 지명. 한편,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가르는 아니엄 해협에 대해서는, 적륜 님의 아니엄 해협 너머 전설의 왕국들 참조. 남중생 블로그의 일련의 포스팅에서도 다룬 적 있다. 



대어(大魚)

북적(北狄) 땅 야국(夜國)[1]의 먼바다에 있는 그루운란도(クルウンランド)[2]라는 곳의 바다에는 고래가 잔뜩 있다. 그중에는 각별히 큰 녀석이 있다고, 만인(蠻人)[3]의 설을 들었을 뿐이지만, 정말로 그러한 생물이 있다고 하는데, 나도 마침 친히 동해(東海) 사람에게 듣기를, 에조치(蝦夷地)의 바다에 "오키나"라는 물고기가 있다고 한다. 그 크기가 2리, 3리에 이르는지, 결국 그 물고기의 전신을 본 사람은 없다. 봄에는 이 물고기가 남쪽에서 나와서 가을에서 겨울에는 돌아간다. 에조(蝦夷)의 사냥배는 매번 마주치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그 물고기가 올 때는 해저가 천둥 치듯 울리고, 바람 없이도 파도가 일어, 고래들은 동서로 도주한다. 이와 같을 때에는, 바로 오키나가 온게로구나 하여, 사냥배도 재빠르게 돌아가는 것이다. 드물게 해상에 떠있는 것을 보면, 커다란 섬이 몇 개 씩 생겨난 것 같다. 이 오키나의 등짝과 꼬리 지느러미 따위가 조금씩 보인다고 한다. 20길, 30길 되는 고래를 삼키기를, 고래가 정어리를 삼키듯이 하는 까닭에, 이 물고기가 오면 고래는 동서로 도주한다.

[1] 일년의 절반은 밤 만이 이어지고 햇빛이 보이지 않는, 지구 남북극에 가까운 땅. 홍모잡화(1787) "해는 남쪽으로 돌기 때문에, 야국 쪽은 어두워진다." 출처夜国とは - コトバンク (kotobank.jp)

[2] 그린란드. 아라이 하쿠세키의 "서양기문(西洋紀聞)"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나라의 최남단이 에우로파의 북쪽 바다에 이르며, 그 북쪽 땅은 소이데 아메리카와 연결되어 있다. 이 지역은 추위가 극심하여 인간이나 생물이 살 수 없다. 오오란도 사람들은 고래를 좇아 이 지역까지 와서 포획한다고 한다." (아라이, 103쪽)
"아라이 하쿠세키의 책 『채람이언(釆覧異言)』에 '구루운란데아(グルウンランデア=그린란드)에 머리에 외 뿔이 난 말의 모양을 한 바다동물이 있는데, 그 뿔이 무소 뿔보다 귀한 약재'라고 오란다인의 전언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처: 적륜재)

[3] 서양인, 아마도 네덜란드인.


참으로 동에조(東蝦夷)의 바다는 곧 일본 오슈(奥州)의 동쪽 바다라서, 동쪽 방면으로는 수 만리의 거리에 땅이 없고, 세계제일의 큰바다(大海)이니, 이러한 대어도 살 법하다. 2리, 3리, 5리에 이르는 대어가 있다고는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또 없다고만도 할 수 없는 법이다. 중국 같은 곳은 바다로부터 먼 나라인 까닭에, 옛 문인 학자 등이 20길, 30길 되는 고래가 남해(南海)에 보이는 일을 몹시 이상하고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한 듯 하다. 바다에서 멀리 사는 까닭이다. 일본 등지는 사방이 바다에 가까운 나라인 까닭에,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고래가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일이 없다. 그러면 수 만리 탁 트인 큰바다에는 각별히 큰 물고기가 있는 일도 이상할 것은 없다.

장자의 곤(鯤), 붕(鵬) 등은 우언(寓言)으로, 장자도 실제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추연[4]이 적현신주(赤縣神州) 같은 대륙이 9개 있다고 한 것도 허망한 공담이라 말하지만, 지금 만국(蠻國)의 지도를 보니, 중국 같은 나라가 10개, 20개나 있어, 9개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이 오키나가 있을 때는 곤도 크다고 하기에 부족하다. 참으로 문물이 개화된 시대에 태어나게 된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4] "추연은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으로 음양가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 '서경' '우공' 편의 구주 전체를 적현신주라 하고 이와 똑같은 주 여덟 개가 더 합쳐져 하나의 주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러한 주 아홉 개가 모여 천하를 이룬다고 했다. 따라서 중국인 적현신주는 천하의 81분의 1에 불과하다. (오상학, 89-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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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그린란드로 운을 떼길래, 일각고래 이야기가 아닐까 기대했지만...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참고문헌
아라이 하쿠세키 저, 이윤지 역주, "서양기문", (세창출판사: 2021)
오상학, "천하도: 조선의 코스모그라피", (문학동네: 2015)



덧글

  • 2021/12/03 02:0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남중생 2021/12/03 18:52 #

    안녕하세요, LOCO님. 전화번호는 민감할 수 있으니, 제 이메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
    psk9098@naver.com 입니다.
  • 남중생 2021/12/03 18:52 #

    당연한 말이지만...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지 못 할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2021/12/03 02:1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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