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네덜란드 풍설서] 가짜뉴스 공장 VOC (106-110) 아란타 풍설서



시암 정세와 연결해서 전달하라


1689년 7월 1일자 서한에서 캄파위스 총독은 일본 상관장 코르넬리스 판 아우트호른(Cornelis van Outhoorn)에게, 자신의 판단을 덧붙여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렸다. 

전 상관장 헨드릭 판 바위텐험 각하가, 에도 막부의 고관으로부터 유럽의 사건에 대해 조금도 질문받지 않은 것은 대단히 이상합니다. 작년 시암의 중요한 소식[새 왕의 즉위]이 귀하에 의해 전해져, 나가사키에서 에도로 전달되었다면 에도 막부는 틀림없이 올해는 작년 보다도 흥미를 갖고, 그 소식에 대해 귀하에게 자세히 질문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정보는 그들을 몹시 놀라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인의 성실하고 평화적인 방식과 프랑스인이나 영국인의 악행을 비교하여, 시암의 새 왕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 몹시 경도되어있다는 것은 차기 일본 상관장 발타사르 스베이르스(Balthasar Sweers)가 숙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명령에 의해 시암에서 귀하에게 보내질, 시암에서 일어난 사건의 연속에 관한 보고서 사본을 통해 귀하도 보다 자세히 이해할 터입니다. [중략]

지금까지의 유럽 정세[네덜란드와 영/불의 전쟁, 명예혁명 등]에 대해서 중요한 정보는, 일본인에게도 자세히 알려주십시오. 그 때, 이 모든 일이 1672년에도 네덜란드를 공격해온 두 왕[루이 14세와 제임스 2세]의 교활한 음모로부터 자국을 지키기 위한 것 이외의 이유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 더욱이, 프랑스왕이나 영국왕이 그들 자신의 신민에 대해 자행한 잔인한 독재로부터 네덜란드인을 떼어놓기 위함이었다는 것도 덧붙여 주십시오.

막부가 유럽 정세에 무관심한 것에 동인도 총독은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시암 정세와 연결해서 유럽 정세를 전달하면, 유럽에 대한 막부의 관심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시암에 쿠데타에 관한 시암 상관장의 보고서 사본을 일본에도 보낸 것이다. 동시에, 네덜란드 총독 오라녜 공 빌럼 3세가 군대와 함께 영국에 상륙, 가톨릭 제임스 2세의 퇴위를 종용하고 자신이 영국왕으로 즉위, 아내 메리 2세와 공동통치를 개시한 일(명예혁명)이나, 9년 전쟁(1688-1697년에 일어난 루이 14세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여러 나라들의 전쟁)이 발발한 것도 알리도록 일본 상관장에게 지시했다. 그때, 그것이 네덜란드 측의 침략전쟁이 아니라 자위전쟁이라는 것을 영국왕이나 프랑스왕의 잔혹함을 강조하면서 알리도록, 거듭 주의를 주고 있다. 

1689년 7월자 서한으로, 시암에서 보낸 정보가 일본인을 만족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여부를 알려달라는 취지가 시암 상관장으로부터 일본에 전해졌다. 일본 상관장은, 시암에서의 정보는 일본인을 대단히 기쁘게 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달해주십사 하고, 같은 해 10월자로 회신하였다. 이후, 1710년 경까지도 일본 상관장은 특히 프랑스인이나 포르투갈인 가톨릭 교도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시암 상관장에게 계속 요청했다. 시암 상관장은 여기에 대한 응답으로, 시암을 경유해서 일본으로 향하는 배에 시암 관련 정보를 맡긴 것이다. 1689년 9월, 여름에 시암에서 총독 앞으로 보낸 보고서의 사본을 기반으로해서  일본 상관장은 통사에게 시암의 정보를 자세히 전했다. 일부를 소개해보도록 하자.

연로한 시암 왕 나라이가 죽었고, 그 직전에 왕의 동생 둘이 살해당했다. 일찍이 역모에 가담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랑스인이나 영국인에 대항하여 충성을 표한 옛 군 사령관 오프라 페트라짜가 왕위에 올랐다. 

프랑스인은 드디어 시암인으로부터 할양받은 방콕 성[짜오프라야 강의 하구에 있는 현재 태국 수도]을 떠났다. 인정과 자비심으로 자유로이 출발할 것을 허락했으나, 인질로 보내놓았던 몇 명의 시암 고관과 그 자녀를 데려갔다. 시암에 있던 영국인도 대체로 떠나, 시암 국은 다시 완전히 평온한 상태로 돌아왔다.

시암의 새 왕은 바타비아의 총독각하에게 서한을 보내시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및 네덜란드 국민에 대한 폐하의 만족을 몹시 호의적으로 표명하여 주시었다. 왜나하면 시암 내란 때, 우리는 평상시에 어디서나 그렇듯이, 충실한 동료로서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 까닭에, 우리는 군주의 비호 아래 시암 국내에 머무른 채 안심하며 무역을 이어나가고 있다.

여기서는 쿠데타에 의해 왕위에 오른 페트라짜를 나라이 왕에 대해 끝까지 충성을 바친 인물이라고 호의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새 왕 페트라짜가 네덜란드인의 편이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프랑스인, 영국인에 대해서는 명백한 악의를 드러내어, 일본인의 적의가 그들에게 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출처: 松方冬子, オランダ風説書, (中公新書, 2010), pp. 106-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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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3인칭관찰자 2020/02/23 17:48 # 답글

    이 시기에 시암을 둘러싸고 네덜란드와 프랑스가 경쟁하고 있었군요. 일본은 네덜란드 쪽의 정보만 들었으려나요.
  • 남중생 2020/02/23 23:59 #

    시암을 오가는 중국인 상인들한테서 듣는 소식도 있었을테니, 네덜란드 말만 귀 기울여 듣지는 않았을 겁니다.ㅎㅎ
  • 공손연 2020/02/24 17:30 # 삭제 답글

    님이 역개루에 있는걸 보고 말씀드리는데 역개루가 멀쩡한곳 같나요?
  • 남중생 2020/02/24 20:17 #

    안녕하세요.
    저도 초대 받아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외부인들은 어떻게 보고있는지도 알고 싶네요.
    아직까지 제 선에서 문제적이라고 발견한 부분은 없고요. 공손연 님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 공손연 2020/02/24 20:25 # 삭제

    일뽕들이 너무 설쳐서 모인 도피처라는데 그러다보니 국뽕에 치우치는 것 같고 사료를 사용하는 방법이 너무 조잡한거 같더군요. 내공이 있는 분들이 기여하는게 보이기는 하나 토론자체는 불가능한 곳 같습니다.
  • 남중생 2020/02/24 21:25 #

    오, 그런가요?
    제가 일본 근세사 관련 글을 올리고 보면, 댓글로 일본의 국제적인 면모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지하지 못했나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하고,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 2020/02/24 22:3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남중생 2020/02/24 22:48 #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역개루 가서 대사마 관련 글을 확인해보니 짐작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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