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인어 무역 (255-257) 아란타 풍설서

지난 번 글에 이어서, 마사 차이클린 교수의 "근세 일본의 인어 무역"을 번역합니다. 이 뒤로는 번역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후 내용은 서양 사회의 리액션과 결론(인어의 진위는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건 인어를 보고 싶어하는 수요가 끊임없이 있었다는 것이다)입니다.

Martha Chaiklin, "Simian Amphibians: The Mermaid Trade in Early Modern Japan" in Large and Broad: The Dutch Impact in Early Modern Asia: Essays in Honor of Leonard Blusse, ed. Nagazumi Yoko (Tokyo: The Toyo Bunko, 2010), 25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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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무역

전후 관계를 따져보면 가짜 인어는 서양인을 속이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내수용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원후 1천년기나 17세기 이전부터 인어를 보관했다고 이야기하는 불교 사원들이 있지만, 인어가 이들 사원에 봉헌된 연대가 확실한 문서가 밝혀진 사례는 없다. 그럴싸한 가짜 인어를 만드는데 드는 기술력을 감안하면, 사원들이 먼저 이런 위조품에 속아넘어갔거나 가짜인걸 알면서도 돈벌이 목적으로 사들였을 것이다. 가장 이른 기록은 1777년이다. 그 해 아사쿠사 사원 경내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인어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61) 전시된 인어를 그림으로 남긴 최초 사례는 1801년 산토우 쿄우덴(山東京伝)의 "코 와 메즈라시키 미세모노-가타리(진귀한 구경거리 이야기)"이다.62)


호기심 많은 서양인들이 인어를 손에 넣기까지 50여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가짜 인어는 1822년의 세인트 제임스 전시회가 열리기 전부터 일본 밖의 나라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예컨대, 19세기 초엽 케이프타운의 찰스 드 빌렛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전시한 인어도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19세기 이전에 보이는 않는다.63) 프란시스 호크스는 페리 제독 함대의 군목 겸 기록물 편찬자였는데, 인어나 인어 같이 생긴 물건은 구경거리로써 "볼 장 다보고 나서야" 네덜란드인에게 팔렸다고 적었다. 그러나 인어 수출을 방해하는 다른 요인들도 있었으니, 특히 일본에서 교역이 이뤄진 방식이었다.64) 인어를 향한 인기가 어느덧 식어버렸다는 근거는 없다. 17세기 말부터 교역의 유형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독점하는 상품과 사무역을 통한 다른 상품들이었다. 교역에서 현금은 사용할 수 없었으며, 개개인의 지위에 따라 교역량의 한도가 정해져있었다. 인어의 가격은 알려진 바가 없으나, 저렴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상아로 만든 손톱이 달린 인어를 보면 고가의 상품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더욱이 네덜란드인이 일본인과 교류하는 것은 극히 제한되어있었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었음에도, 종종 데지마를 나와 나가사키를 방문하는 네덜란드인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네덜란드 상인들은 쇼군을 알현하러 18세기에는 매년, 19세기에는 4년에 1번씩 에도를 방문했다. 참근교대를 하러 가던 네덜란드 상인들이 중간에 오사카에서 야외 전시를 보았거나 즈이루우지(테츠겐지) 같은 사원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 얀 콕 블롬호프는 1818년에 참근교대를 가면서 여러 사원을 방문하였다.65) 일본에서 9년을 지낸 오버미어 피셔는 기묘한 생물체 여러 구를 손에 넣었는데, 인어가 숭배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사원을 방문했을 때 구매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다.66)

애완동물 가게에서 구입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동물 가게에서 구입한 경우는 모두 "쇄국" 일본이 개방된 이후의 일이다. 요코하마에서 활동한 미국 상인 프란시스 홀은 1859년 일본에 도착하기 전부터 인어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의사를 내비쳤다. 훗날 출간한 서한집에 보면 홀은 인어에 대해서,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이 사안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가능하다면 한 개나 여러 개의 표본을 구입하고자 한다"고 적었다.67) 홀은 애완동물 가게에서 인어를 찾았다. 영국 영사 루더포드 알콕도 같은 경로를 통해 인어를 구매하였다.68) 에드와르 드 퐁블랑크는 "종이, 펄프, 가죽, 풀"로 만든 인어 여러 구를 애완동물 가게에서 팔려고 내놓은 모습을 기록했다. 모조품이냐고 묻자, 가게 주인은 뻔뻔하게도 맞다고 대답하면서도 이 괴물을 구입한 선원들은 단 한 번도 진짜임을 의심치 않았다고 했다.69)

카뎃 호의 1등 선원, 찰스 팅이 바로 그런 선원이었다. 팅과 매기 선장은 피지 머메이드의 이야기에 현혹된 나머지 1822년 바타비아에 도착해서 인어를 구입하려 하였다. 어느 네덜란드 상인에게 500달러를 지불하고 인어 한 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이드스가 피지 머메이드를 사는데 지불한 금액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이후에 팅은 200달러를 주고 선장의 소유권까지 사들였다. 카뎃 호가 마닐라에 도착하자, 인어를 구경하려는 인파가 갑판 위로 몰려들었다. 사람들이 1000달러를 갹출해서 인어를 해부해보자고 하였지만 팅은 거절했다. 팅은 칸톤에서도 인어 구경판을 벌였고, 마지막에는 미국인 선장 2명에게 각각 500달러씩 받고 지분의 절반을 넘기는 대신, 이후에 인어 구경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절반을 팅이 받기로 하였다. 그후 보스턴에서 인어를 두고 순회 전시회가 열렸다고는 하지만, 팅은 선장들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했다.70) P. T. 바넘이 헤이그의 박물관에서 관찰한 "각종 크기의 열두 개 남짓 되는" 인어를 포함해 여러 목격 사례를 종합해보면, 굉장히 많은 양의 인어 박제 모조품이 일본에서 넘어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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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Hanasaki Kazuo, Edo no ningyotachi [에도의 인어들] (Tokyo: Taihei shoya, 1978), 114.

62) 이후에 우타가와 요시키가 판화로 옮겼다.

63) Nigel Worden, Elizabeth van Heyningen, and Viven Bickford-Smith, Cape Town: The Making of a City, an Illustrated Social History (Hilversum: Verloren, 1998), 119.

64) Francis Hawks, Narrative of the Expedition of an American Squadron to the China Seas and Japan (New York: Appleton, 1856), 69. 이것은 시볼트의 일본 풍속지(Manners and Customs of the Japanese)의 185쪽을 베낀 수준이다.

65) 텐진과 신텐노우지 등의 사원이 있었다. Nationaal Archief Blomhoff 10.

66) "Collection of Japanese Curiosities at Amsterdam," The London Literary Gazette, Oct. 8, 1831, no. 768: 650-651. See also, Matthi and Vos, Griezelen in Japan: De verbeelding verbeeld.

67) "A Veritable Mermaid," Liverpool Mercury etc (Liverpool, England), Friday, Jan. 27, 1860, issue 3730.

68) Rutherford Alcock, The Capital of the Tycoon: A Narrative of a Three Years' Residence in Japan, vol. 1 (London: Longman, Green, Longman, Roberts, & Green 1863), 311.

69) Edward B. de Fonblanque, Niphon and Pe-Che-Li (London: Saunders, Otley & Co., 1862), 141.

70) Charles Tyng, Before the Wind: The Memoir of an American Sea Captain 1808-1833, ed. Susan Fels (New York: Viking, 1999), 94-96, 99, 101, 103-104.

71) P. T. Barnum, Struggle and Triumph: Or Forty Years of Recollections (Buffalo: The Courier Press, 1993),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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