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평등의 저울질: 시저와 삼손의 해독제 2부 [특집] 뱀, 여자, 위험한 것들

Recipes Project 합동 블로그의 Adjudicating "Caesar's Cure for Poison"을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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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의 저울질: 시저의 해독제

클레어 게리니

시저와 삼손의 해독제를 "발견"한 일을 다룬 1부에서는 "어째서" 사우스 캐롤라이나 식민의회 하원이 시저와 삼손의 치료제 제조법을 알고자 하였는가를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하원 의원들이 시저와 삼손의 의학 주장을 "어떻게" 검증하였는지를 살펴본다. 의원들이 생각하기에, 시저의 해독제가 효험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시저가 개별 중독 사례를 얼마나 잘 진단해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자연사적 지식 및 과학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방법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대신 상류층 비전문가들이 증언한 내용에 의존해 시저의 해독제를 검증하였다. 이 방식은 독극물 사용으로 법정에 선 노예를 재판하는데 흔히 쓰였으며, 그리하여 종종 무고하게 유죄판결을 받는 노예도 있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해안가의 이주민이 어느날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을 시에, 이것이 "식탁에 올린 음료 속에" 몰래 독극물을 타서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자연의 질병인지 분간하기가 몹시 어려웠다. 지역사회의 의료계에서 개별 증상을 진단해보았지만 알 수 있는 것은 없다시피 했다. 한 의사에 따르면, 독약이 "일으키는 증상은 다양하고 효과도 제각각이다.... 몇 시간 만에 죽기도 하고, 몇 달이 걸리기도 하고, 몇 년이 걸리는 것도 있다." 이 의사의 말에 의하면, 중독 여부를 확인하는데 가장 확실한 징후는 피해자가 아프리카인이거나 아프리카계 혼혈인일 때만 알아볼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니그로가 하얗게 변하기 때문이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백인 의료계가 각종 질환을 감별해내는데 무능했기 때문에 중독 상태를 진단하는데 내포된 각종 문제도 덩달아 가중되었다. 노예가 독을 탔다고 몰아가는 식의 인민재판이 심각해진 것은 이러한 상황 탓도 분명히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박물학자 겸 의사였던 알렉산더 가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료인이 실력 부족으로 인해 급성 질환을 잘못 관리한 나머지 수백 명이 죽었다... 그러자마자 그들은 음독 사례라고 사후진단을 내려버리는데, 자신들의 무지를 덮으려는 것이다."

당대 사람들은 질환의 발생 원인이 독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해독제라는 주장이 붙는 약물이 실제로 해독 작용을 하는지 확인하기란 어려웠다. 시저의 해독제가 여타 질병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독을 치유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캐롤라이나 의원들은 시저가 의학적 진단과 치료 과정에 얼마나 능숙한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도 스스로 말했듯이, 시저가 "누구나 음독했을 때 겪는 공통적인 증상을 알고있는지" 듣고 싶어했다. 또한 의원들은 "상술한 해독제를 만드는데 사용한 식물 이름, 그리고 이를 준비하고 처방하는데 사용한 방법과 함께, 해독제에 관하여" 묘사할 것을 시저에게 요청했다. 시저의 해독제가 얼마나 효험을 갖는지 저울질하기 위해, 의회는 시저가 얼마나 "진단"을 잘하는지를 시험에 붙인 셈이다. 

의회가 시저의 진단 실력을 시험하는 대신, 해독제 자체에 집중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동물을 시험 대상으로 써서 시저의 해독제가 효험이 있고 안전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방식은 (알리샤 란킨의 기고문에서 다뤘듯) 근세 시대에 많이 이용한 방식이다. 더욱이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의 전례도 있었는데, 20년 전에 안티몬을 독사에게 물렸을 때 해독제로 쓰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 유력 인사가 개, 독 없는 뱀, 닭,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성공했다는 기사를 출판한 것이었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해당 지역 동식물의 성질을 해설해놓은 자연사 분야 문헌에서 시저의 해독제에 들어가는 두 재료, 야생 흰꽃광대나물과 야생 플랜틴의 약효를 찾아보는 것이 있었다. 마크 캐츠비가 쓴 두 권짜리 "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바하마 제도의 자연사"(1731 & 1743)를 찾아보았다면 이 두 가지 식물이 해독 작용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리라. 그럼에도 의원들은 시저가 치료활동을 하는 것을 목격한 백인 남성 명사(지만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증언을 수집함으로써 시저의 진단 능력을 판단했다.

이와 같은 검증 방식은 캐롤라이나 식민지에서 노예가 백인이나 다른 노예에게 독을 먹인 사건을 재판할 때 흔히 쓰인 절차를 모방한 것이었다. 이런 재판에서는 사망인이 음독으로 죽은 것인지 다른 이유에서 죽은 것인지를 배심원이 판단하게 되어있었다. 판단을 내리기 위해 배심원단은 재산이 있는 백인 비전문가로부터 사망인과 피고인 사이의 관계에 대한 증언을 듣는 것에 크게 의존하였다.

시저의 해독제를 판결하는데 있어, 백인 상류층 남성이라는 증인의 신분이 자연현상을 해석하는 사람으로서의 신빙성을 높여주었다. 즉, 음독에 의한 증상과 기타 원인에 의한 증상을 분간하는 능력을 말한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식민지에서 가장 큰 땅을 소유한 지주이자 부유한 노예주 헨리 미들턴 선생이 증언하기를 "그가 앓은 질병은 독에서 기인한 것인데, 시저의 해독제를 1회 복용하고는 좋은 효과를 보았으며 2회차 복용하였을 때에는 병 증상이 완전히 달아났다"고 믿는다고 하였다. 또한 미들턴은 자기 밑에서 일하는 백인 농장관리인의 경험도 전하였는데, 미들턴 "본인보다 더 심한 지경에 이르렀다"가도 "상기 인물에 의해 완치되었다." 중간 계급의 농장관리인이 중독되었다고 자가진단한 것은 상류층 농장주 미들턴이 대신 말해주었을 때만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세인트 앤드류 교구의 농장주 윌리엄 마일즈도 "누이가 독을 먹었다가 시저에게 치료받았다고 진정으로 믿으며, 이후에 형도 괴질에 걸렸는데, 독의 영향일 것이라고 여겨, 시저를 불렀더니 즉시 치유하였다"고 의회에 선언하였다. 마일즈는 또한, 현재 "아들도 같은 증상이라고 여겨 시저의 도움을 원한다"고 증언하였다. 이들 증언에는 여러 쓰임이 있었다. 시저가 중독상태를 진단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였고, 중독 상태에 있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능력을 확인해주었으며, 시저의 해독제가 효험이 있다는 것도 보장하였다. 

뱀에 물렸을 때 쓰는 삼손의 해독제를 돌아보자면, 식민지 의회는 굳이 삼손의 진단 능력을 검증하려 들지 않았다. 검증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음독 사례와 달리, 독사에게 물린 사람이 앓다가 죽는 것은 뱀독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이 누가 보아도 명백하였으리라. 의회는 삼손의 해독제를 (아마도 개를 대상으로) 시험해볼 생각을 하였으나, 당시는 한겨울이었다. "이 계절에는 치료법을 시험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의원들은 보고하였다. 의원들이 구하려 했던 독사류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었기 때문에 찾기 힘들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겨울철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독사들은 딱딱한 막대기처럼 굳어버리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그 대신, 의회는 5명의 노예주로부터 "자신들 소유의 니그로가 상기 인물 삼손에 의해 완치되었다"는 확답을 들었다. 또한 이들 5인은 삼손의 주인이 받을 손해배상금 금액에 동의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이 글에서 필자는 시저의 해독제가 실제로 해독작용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의회에서 채택한 증거 유형(상류층 남성 소송의뢰인의 증언)이 식민지 법원의 독 관련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받은 증거 유형과 유사하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이 글에서 필자는 시저의 독극물 진단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의원들이 채택한 기술의 법리적 성격에 주목함으로써 식민지 독극물 관련 재판이라는 사회 및 인종 불평등이 만연한 여건 속에서 이러한 검증 방식이 나타난 배경을 짚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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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생 : RECIPES PROJECT 원문 게재 순서 2019-02-11 17: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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