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자유의 값어치: 시저와 삼손의 해독제 1부 [특집] 뱀, 여자, 위험한..

Recipes Project 합동 블로그에서 Valuing "Caesar's and Sampson's Cures"를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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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값어치: 시저와 삼손의 해독제

클레어 게리니

1749년과 1754년 사이,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식민의회(영국의 식민통치 기관)는 시저와 삼손이라는 이름의 두 노예를 해방하였다. 이 둘은 치유주술사였는데, 방울뱀에게 물린 상처와 독에 대한 해독제 재료를 밝히는 댓가로 자유를 얻은 것이다.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뱀독과 식물독에 대한 해독제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743년, 프랑스인 행상 본네튜 씨는 찰스턴 시에 자리잡은 뒤, "아무리 강한 독을 품은 뱀, 전갈, 광견"이더라도 "방울뱀 돌"만 있으면 치유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였다. 1749년에는 미대륙 식민지의 신문 겸 기록지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가제트에서 지성초(Sensible Weed)라고 불리는 약초를 다룬 영국의 신문기사를 전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 지성초는 "인디언과 니그로의 독에 단연 특효가 있는 해독제"라는 것이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지는 아프리카 출신 노예로 흑인 다수의 사회를 구성한 상태였는데, 이들 식민지 사회 내에서는 아프리카의 식물학 관련 지식에 대한 공포가 만연해있었고, 이러한 공포감 때문에라도 노예 출신 치유사들이 내놓은 치료법이라고 하면 더욱 높이 산 것이다. 그러나 아래에서 다루듯이, 독사의 위험이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플랜테이션 노예들의 인정받지 못한 노동의 일부이기도 하였다. 노예 노역의 이와 같은 성격으로 인해 독사 해독제는 노예들에게 일종의 호신용 의약품이었다. 본고는 식민지 플랜테이션 농업의 위 두 가지 특성으로 인해 뱀독에 특효를 발휘하는 해독제의 가치를 높였다고 주장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어째서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의원들이 유독 시저와 삼손의 해독제를 손에 넣으고 싶어했는지를 설명한다. 삼손과 시저는 반대로 사우스 캐롤라이나 식민지의 환경적, 사회적 조건을 자신들의 목적에 부합하게 활용하여, 자신들의 손에 있는 치료법의 가치를 높였고 예속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얻어낸 것이다.

▼방울과 이빨이 그려진 방울 뱀 그림. 
마크 캐츠비 (1731), 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바하마 제도의 자연사.
출처: 런던, 웰컴 도서관. Wellcome Images
간석지 벼농사에 종사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노예들에게는 독사와 마주치는 일이 근로재해 중 큰 부분을 차지하였고, 종종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노예가 캐롤라이나 바닷가의 풀밭과 소나무숲을 걷거나, 잡초를 뽑고 모를 심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가 코튼마우스 종(워터 모카신), 카퍼헤드 종, 피그미 종, 이스턴 다이아몬드백 종, 팀버 종 방울뱀에게 팔다리를 물리기란 예삿일이었다. 백인의 경우에는 걱정은 많이 했더라도 실제로 독사에게 물리는 일은 드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식민지 이주민들은 노예의 저의와 충성도를 의심했기 때문에 노예들의 식물학 지식을 두고 효험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꺼림칙하게 생각하였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식물학자 알렉산더 가든은 에딘버러의 식물하자 찰스 알스턴에게 편지를 써서 다음과 같이 불평하였다. "이곳의 흑노(黑奴)들은 식물독에 대해 지나칠 만큼 잘 알고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독을 써서 저를 잘못 부린다고 여기는 주인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고, 사실상 남에게 그 어떤 화를 품었거나 남에게 해코지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그 상대가 누가 되었건 목숨을 빼앗으려 드는 것이다." 노예들이 식물독과 해독제에 특출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 덕분에 시저와 삼손 같이 예속 상태의 치유사가 하는 의학 주장에는 한결 더 무게가 실렸다.

식민의회 의원들은 삼손의 치료법을 듣기에 앞서 시저의 치료법에 대해서 들었다. 1749년 11월, 의회의 "또다른 의원"이 "의회에게 고지하길, 비치 힐에 사는 존 노먼 씨 댁에 시저라는 이름의 니그로 남성이 우리 주(province)에서 독사에 물린 주민을 여럿 치료했다는 것이었다." 시저는 의회와 협상에 들어가면서 뱀 해독제가 필요한 급박한 사정에 호소하였다. 시저는 "본인의 해독제가 해독 효능을 만족스럽게 증명해 보인 것"에 대한 댓가로 "자유를 얻고 적당한 금액을 여생에 걸쳐 보상 받기를 기대하고, 바라건대 의회에서 연간 일백 파운드를 책정해주십사 하였다." 그러나 노예 신분인 시저는 자신이 지닌 지식에 대한 권리를 법적으로 주장할 수 없었다. 지식의 소유자는 시저의 주인, 존 노먼이었다. 식민의회는 시저를 해방하고, 노먼에게는 "(67세에 다다른) 흑노 시저가 소유주에게 지식과 기술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손실한 것에 대해 배상하기로 결의했다. 그 금액은 500 파운드 캐롤라이나 스털링으로 책정하였다. 

시저는 이전까지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의원들에게 무명인이었던 반면, 삼손은 찰스턴 시에서 땅꾼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삼손이란 사람은 "조롱박 속에 방울뱀을 넣어 돌아다니며, 뱀을 능히 다뤘는데, 주머니 속이나 윗도리 속에 넣기도 하고, 때로는 뱀 머리를 입 속에 집어넣는데도 물리지 않았다." 1754년 1월, "방울뱀에게 물렸을 때의 치료제를 로버트 흄 씨 소유의 흑노 삼손으로부터 가장 효과적으로 조달하는 방법"을 찾는 위원회를 꾸리도록 하는 제의가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삼손은 시저에 비해 훨씬 더 적은 연금과 보상금을 받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삼손이 돈을 더 적게 받은 이유는 시저의 해독제는 뱀에게 물렸을 때도 치료가 되고 독 자체에 대한 해독제로도 작용한 반면에 삼손의 해독제는 방울뱀에게 물렸을 때만 들었기 때문이다. 의회는 이 해독제의 댓가로 "상기 인물 삼손은 차후로 자유인 신분이 되어 노역의 굴레로부터 해방될 것"을 공표하였다. 그리고 의원들은 "상기한 흑노 삼손에게" 여생동안 연간 50 파운드를 지급하는 것에 동의하였다.[8] 로버트 흄 씨에게 의회는 300 파운드 캐롤라이나 스털링을 지급해 삼손이 내는 소득을 잃는 것에 대한 배상을 하였다. 

시저와 삼손의 해독제를 "발견"하고 공표한 것에 대한 연재를 2부로 나눠서 할 예정인데, 1부에서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식민지 의회가 왜 그토록 예속 인민의 의학 지식을 알아내는데 급급했는지를 다뤘다. 또한 시저와 삼손이 해독제 비법을 내놓는 댓가로 받는 금전적 보상을 책정하느라 식민지 의원들이 골머리를 앓았다는 것도 다뤘다. 시저와 삼손은 식민지 의회와의 협상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해독제의 가치를 정함에 있어 강수를 두었다. 백인 이주민 사회 조직이 무너질 수 있다는 뱀독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의도적으로 활용하기도 하였고, 독사에 물리는 사고가 노예주의 재산(과 함께 묶인 식민지 경제)에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문제의식 또한 활용하였다. 그렇게 하여 시저와 삼손은 노예 신분으로부터의 해방과 연금 수여라는 두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식민지 정부를 상대로 한 협상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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