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태국어는 어디서 왔을까? (1) [특집]양자 악어 이야기

핏타야왓 핏타야폰 교수님이 2009년에 쓴 글 한 편을 번역합니다. 
아마 5부로 나눠서 번역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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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트, 강, 악어 
- 타이 언어의 동남아 전파

출라롱콘 대학 교수, 
핏타야왓 핏타야폰 (미국 코넬 대학 언어학 박사, 2009)

광시성 좡족 자치구의 동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진슈진(鎭)에서 버스에 올라타 다음 답사지 구이린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구이린은 경관이 좋기로 유명한 시골 마을이다. 넓고 느린 강물이 얼기설기 지나가는 녹색 대지 위로 기이한 모양의 석회석 봉우리들이 솟아있었다. 석회석을 깎아만든 지형에 흐르는 긴 강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국경 너머 베트남 북부의 높은 산 깊은 골을 따라 흘러내리는 개울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그림 1] 타이 제어와 관련 언어의 대략적 분포




[그림 2] 타이 제어의 3대 지파             
[그림 3] 서남 타이어(SWT)의 6가지 하위집단 


필자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타이 제어(Tai languages,타이 諸語) 음성체계가 겪은 역사적 발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중국-베트남 국경 지대로 답사를 가게 되었다. 그곳 사람들의 언어는 필자의 모국어인 태국어와는 상당히 다르면서도 그 시원(始原)을 같이한다는 것은 알아볼 수 있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여태껏 해온 현지답사와 앞으로 해야할 연구를 생각하다보니, 자꾸만 떠오르는 물음표 하나가 있었다. 동남아시아의 타이 언어들은 어디서 왔을까? 필자는 머릿속에서 베트남과 중국을 오가며 답사 경험을 정리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고된 답사 여정이 나날이 이어지던 차에 어느덧 눈 앞이 탁 트였다. 광시성의 지형을 보니 필자의 궁금증에 대한 답이 뻔히 나와있는 것이었다. 


"동남아시아의 타이 언어들은 어디서 왔을까?"


타이 제어는 비유적으로 친척관계라고 불리곤 한다. 타이 조어(Proto-Tai, 타이 祖語)라는 조상님 한 분으로부터 내려오는 언어 가족인 것이다. 오늘날의 타이 제어에 대한 비교 연구 덕분에 우리가 타이 조어에 대해 아는 바도 늘어나고 있다. 이 언어 가족은 작은 지파(支派)들로 이뤄져있다. 언어학자들은 여전히 타이 언어의 족보를 어떻게 그려야하는지를 두고 논쟁하지만, 일반적으로 3개의 큰 지파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세가지는 북부 타이, 중부 타이, 서남부 타이 언어이다. (Li 1977)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동남아시아 내륙부에 자리잡은 타이 언어들은 서남부 타이어에 속한다는 것이다. 태국어, 샨 방언, 타이 위안(Tai Yuan, 북부 태국어 Northern Thai), 라오 방언, 르 방언, 검은 타이어, 흰 타이어 등이 그렇다. 동남아 반도 상에서 중부 또는 북부 타이 언어를 구사하는 인구는 소수다. 이들 중 거의 전부가 중국과 접경해있는 베트남 북부에 산다.

동남아시아 타이 언어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서남 타이 언어가 어디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우리 시대에는, 동쪽으로는 베트남, 서쪽으로는 인도의 아삼, 북쪽으로는 윈난과 광시, 남쪽으로는 말레이시아에까지 이르는 광대한 영역에서 타이 제어가 쓰인다. 그러나 몇 세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타이 제어의 기원지는 아마도 중국 남부의 시(Xi) 강 유역이다. 시 강은 베트남 홍하의 북쪽 지류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타이 조어가 쓰이던 시기와 (아마도 10세기 경) 서남 타이어가 동남아시아 내륙부로 퍼지기 시작한 시기 사이의 1,000년이라는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고있지 못하다. (Diller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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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코로나 2019/01/22 15:09 # 답글

    매번 흥미로운 글 고맙습니다 :) 종류를 막론하고 고대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태국 문자나 라오 문자도 문자의 전체 역사에서는 꽤 늦은 시기에 생겨났다고 들었는데, 고대의 타이계 언어는 그럼 한자나 방괴장자 같은 한자계 표어 문자로 쓰여 있는 걸 보고 재구성하는 건가요? 읽다 보니 궁금하네요.
  • 남중생 2019/01/22 23:24 #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덧글 달아주신 오옷! 님 맞으신가요?^^

    저도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라서 써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 할 뿐이지만,
    타이 조어(프로토 타이)를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여기서는 넓은 지역에 걸쳐있는 서로다른 방언에서 공통으로 갖고 있는 낱말을 타이 조어라고 비정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언에는 고어의 형태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하지만 한문 기록의 표기를 보면서 추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전 글 하나를 소개드립니다. (http://inuitshut.egloos.com/1939890)
  • 코로나 2019/01/23 00:56 #

    네, 맞아요 :D 답글 감사합니다.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 남중생 2019/01/23 01:18 #

    다음 편을 올렸습니다.^^
    http://inuitshut.egloos.com/1940039
    전개가 조금 느린데, 3편부터는 재미있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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