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 치즈처럼 뭉쳐버린 젖 2부 [특집] 유제품 시리즈

Recipes Project의 CURDLED MILK IN THE BREAST: TAKE II를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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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 치즈처럼 뭉쳐버린 젖 2부

로렌스 토텔린


셰익스피어와 엉긴 젖에 관한 제니퍼 박의 글이 너무 흥미로운 나머지, 필자도 그리스와 로마의 선례가 있는지 찾아보기로 하였다. 제니퍼의 글을 읽을 당시에는, 고대 문헌에서 모유가 엉기는 언급을 본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리스 문학 전산 도서관(Thesaurus Linguae Graecae)의 도움으로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다를까 '치즈처럼 변한' 모유가 통로를 막았다는 구절에 다다를 수 있었다. (기원후 1세기 말에서 2세기 초에 활동한) 소라누스라는 의사는 여성의 젖을 묘사하면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적었다.

색깔; 냄새; 성분; 지속성; 그리고 맛에 있어서는, 시간에 따라 맛이 변하는지... 점성과 밀도: 적당히 뻑뻑해야 한다. 유동적이고, 옅고 묽은 젖은 영양가가 좋지 않고 장을 어지럽힐 수 있다; 반면 뻑뻑하고 치즈같은 젖은 소화시키기 어렵고, 씹다만 음식과 마찬가지로, 구멍[젖샘]을 틀어막고, 신체의 주요 통로에 자리잡음으로써, 생명에 위험하다. [소라누스, 부인과 2.22].

필자가 '치즈같다'고 번역한 단어는 투로데스(turōdēs)다. 치즈로 엉기게 하다라는 동사 투로(turoō)에서 온 말이다. 모유에 관한 '치즈같다'는 표현이 색깔과 냄새와는 무관하다는 점에 주목하자. 여성의 체내에서 젖이 엉기는 것은 극히 위험한 상태다. 소라누스는 씹다만 음식이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을 겪는 것에 비교한다.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고대 의서의 저자들도 소라누스와 동의한다: 치즈같이 된 모유는 여성의 건강에 좋지 않으며 병들었다는 신호다.

그렇다면 치즈같은 모유라는 것은 정확히 어떤 요소로 이뤄진걸까? 편리하게도, 소라누스는 이를 진단하는데 두 가지 간단한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손톱이나 월계수 잎처럼 매끄러운 표면에 젖을 조금 떨어뜨린다. 젖이 '꿀처럼 응결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뻑뻑한 젖이다.' 두번째 시험은 젖을 두 배가 되는 양의 물에 붓는 것이다. 젖이 뻑뻑하다면, 

시간이 흘러도 젖이 퍼지거나 가라앉지 않아서, 물을 비우고 나면, 밑바닥에 치즈같이 뻑뻑하고 소화하기 어려운 물질이 남아있다.

필자는 위 내용을 후견지명으로 진단할 수 밖에 없었다. 소라누스는 유선염이나 유선이 막힌 것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유선염을 동반하는 젖몸살에 대한 묘사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라누스가 말하고 있던 것은 유방 속에서 젖이 엉기는 것(현대의 독자라면 유선염의 신호라고 금방 해석할 수 있는 작은 멍울의 형성)만을 의미한 것이 아니었다. 체외에서 젖이 엉기는 것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인의 젖은 엉기면 안 된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고대인들이 다른 동물의 젖을 이야기할 때는 '치즈로 변하는 것'이 나쁜 성질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소 젖, 염소 젖, 양 젖은 치즈가 되어야 마땅했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이런 치즈를 몹시 좋아했다. 한편,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여성이 짐승과 매우 가깝다고 여겼다. 최초의 여성 판도라부터 "암캐의 마음"[1]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던가? 고대인은 언제나 여성의 거칠고 짐승같은 면이 전체를 장악할까봐 두려워했다. 짐승 암컷에게 긍정적인 특징은 여자 사람에게는 두려워할 특징이었다. 그러므로 여인의 젖은 치즈로 변하면 아니 되었다. 

▲ 판도라,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1878

이 방향으로 더 조사하려면, 고대 문헌에서 은유적으로 '엉긴다'는 표현을 쓴 사례를 살펴보아야할 것이다. 그것은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서는 작업이 될 것이다. 대신 필자는 여기서 은유적인 용례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 성경의 욥기에 나오는 구절인데, 고대에 (그 유명한 칠십인역 사업의 일환으로) 그리스어로 번역되었다. 욥은 자신에게 온갖 재난이 떨어진 것을 한탄하며 하느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10:9 기억하옵소서 주께서 내 몸 지으시기를 흙을 뭉치듯 하셨거늘 다시 나를 티끌로 돌려보내려하시나이까

10:10 주께서 나를 젖과 같이 쏟으셨으며 엉긴 젖처럼 엉기게 하지 아니하셨나이까

필자는 성경학자가 아니고, 해당 구절의 해석을 참고하였다. 몇몇 해석에 따르면 욥은 여기서 젖/정액이 엉겨서 태아를 생성하는 생식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고대에는 우유와 정액을 두고 정제된 피라고 여겼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2] 혈액/젖/정액이 엉기는 것은 태아를 생성할 때는 정상적이지만, 여성이 수유할 때는 아니다. 이 맥락에서는, '모유의 엉김'을 유선염이나 모유가 상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기에는 훨씬 더 무거운 주제가 있다. 은유와 암시로 된 그물망이 판도라와 이브, 그리고 그녀들이 어떻게 짐승과 닮았는지를 잇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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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시오도스의 "노동과 나날"에 따르면 판도라는 헤르메스로부터 개의 마음(kyneos noos)을 부여받았다.

[2] mori 님이 소개하신 힐데가르트 참조.


또한,

17. 우유를 예로 들어

한 번 혹은 두 번 데운 우유는 그 맛을 잃어버리지 않지만, 일곱 번 혹은 여덟 번 데우고 이미 응축한 우유는 그 힘과 좋은 맛을 잃어버릴 것이고 정말 필요할 때가 아니면 맛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몸을 이미 섞은 친인척과 몸을 섞지 말아야 말아야하며 파트너의 친인척이라 할지라도 몸을 섞는 것은 마땅히 혐오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결혼의 연을 맺으면 안되며, 의사들이 이런 결혼을 금지하는 것을 책임과 영예 안에서 확립시켰듯이 교회는 이를 금지했다. 


왜 친척과 결혼하면 안 되는 지에 대해 우유를 예로 들어 설명한 것이 좀 독특했다. 친인척 관계는 이미 피가 섞였기 때문에 친인척과 결혼하면 피가 여러 번 또 섞이게 되고 그러면 맛이 없...는게 아니라 하여튼 안 좋다고. 이 부분에서 교수는 힐데가르트가 있던 수도원에서 우유를 데워야 하는 레시피가 있는걸까 의문을 제기했는데, 결론은 현대인이 그러는 것처럼 커피나 차를 마실 때 우유를 데워 넣어야 해서 이렇게 말한 게 아닐까했지만 커치나 차나 중세에 있을리가 없고 허브차 정도일까나...?

우유에 비유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징적인게, 중세 의학에서 우유나 피는 동일한 성분이 형태만 바뀐 것으로 설명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나온 우유는 가축의 젖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사람의 경우 모유나 정액이나 모두 피가 바뀐 것이라 인식되었다. 피가 여러 번 섞이고 성교로 인해 열기를 받는 것이 안 좋다는 것을 우유가 여러 번 데워지는 것을 빌어 설명한 것은 당시의 의학이나 과학적인 설명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또또한, 여자가 남편이 있는데, 바람을 피워서 다른 남자의 정액을 받아들이면 "누군가 다른 액체를 넣어 우유가 응결되게 하듯이 그 정액은 오염된다." (바람피우면 안 되는 까닭 - 성녀 힐데가르트)

앞에서의 우유의 "응축"과 "응결" 모두 coagulatum / coagulationem으로 엉긴다(coagulate)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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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생 : RECIPES PROJECT 원문 게재 순서 2018-12-26 01:30:40 #

    ... ------ 목차 2013년 6월 6일 - 치즈처럼 엉겨버린 젖 (1부)2013년 6월 18일 - 치즈처럼 엉겨버린 젖 (2부)</a><a href="http://inuitshut.egloos.com/1939365"> 2013년 7월 11일 (2018년 8월 21일 재게재) - 연금술사가 투잡을 뛰면 생기는 일! 타라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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