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거유 간호사와 인슐린 요법 있잖아, 근대

케이오 대학교의 의학사학자 스즈키 아키히토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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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유 간호사와 인슐린 요법

... 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착각한 분이 들어올 수도 있겠군요. 전후 영국 정신의학에서 신체요법을 추진한 인물의 자서전(自敍傳)을 읽고 있습니다. 문헌은 Sargant, William, The Unquiet Mind, with a preface by D. Ewen Cameron (Toronto: Little, Brown and Company, 1967).

이 문헌을 읽으면, 사전트의 열정은 오직 하나, "정신의학을 신체의학 일반에 편입시키는 일"인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사전트가 정신의학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1930년대에 영국에서 대두한 프로이트 학파 심리요법은 [사전트가] 무가치하거나 유해하다고 꺼립니다. 1930년대부터 나타난 인슐린 쇼크 등의 치료법은 열렬히 환영하고 있습니다. 치료법이나 패러다임을 선택하는 것은, 정신의학이라는 전문분과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전략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죠. 

재미있는 일화 하나. 인슐린 혼수요법 등이 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을, 프로이트 학파의 정신분석이나 다른 심리학으로 설명하려 한 의사들이 있었다는 것은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다뤘습니다. 혼수는 죽음의 본능과 관련있다던가, 혼수에서 깨는 것은 "탄생"을 다시 한 번 반복해 어머니 품에 안겨 안심하는 것이라던가, 그런 식의 해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혼수에서 깨어날 때에, 아무래도 어머니 같은 인물이 곁에 있는 것이 환자의 안심을 강화해, 치료의 효과를 높이겠죠. 그래서 사전트가 아는 어느 치료 팀에서는 거유 간호사를 썼다고 합니다. 환자와 의사 중에 어느쪽이 더 기뻐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편 사전트의 위키피디아 기사는, 세뇌 연구에서 사전트가 맡은 역할을 둘러싼 격한 논쟁의 장이 되어있어, 미국에서 정신의료와 그 역사가 얼마나 정치화되어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의 서술에서는 세뇌연구를 사전트가 주도했다고 강조되어있지만, 옥스포드 DNB의 서술은, 사전트가 젊은 시절 우울증에 걸려 정신병으로 입원했던 일까지 조사되어있고 (이 부분분이, DNB 쪽에 더 신뢰가 가는 이유입니다),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당시의 정신병원 비판을 읽으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은, 그대로의 형태로는 환자에게 건네지 않고, 간호인이 사이에 개입해 그 내용을 조정했다, 라는 등의 것을 사전트는 적었습니다만, 의사와 환자 양쪽의 입장을 아는 사람이니까 알 수 있던 사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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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는 크게 관련 없지만 최근에 본 영상.




덧글

  • 효도하자 2018/12/20 10:07 # 답글

    인슐린 혼수 요법... 뭔지 군금해서 찾아봤는데.
    뭐 신화나 동화에 자주 나오는 이야기 구조인 죽음과 재생인가..
  • 남중생 2018/12/20 19:42 #

    프로이트 할아버지는 전부 알고계시대~
  • 조금무례하지만 2018/12/20 19:09 # 삭제 답글

    아이디와 제목이 너무 잘 어울려서 들어왔습니다. ..................
    저도 중학교때 저런 논문들을 찾아읽곤 했죠.
    부모님이 때려서라도, 차라리 맥심을 보라고 하셨으면 좀 더 정상적인 아이로 자랐을텐데
  • 남중생 2018/12/20 19:41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닉언일치가 목표입니다.^^
    자주 놀러와주세요~
  • 이선생 2018/12/21 00:53 # 답글

    거...거유!!!! 간호사!!!!!!(제목보고 착각하고 헐래벌떡 들어온 1人)
  • 남중생 2018/12/21 16:21 #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_+
  • 이선생 2018/12/21 18:18 #

    눈팅은 전부터 자주 하고 있었습니다ㅎㅎㅎ
    제 블로그 글을 자주 인용하시는데 모를리 없지요ㅎㅎㅎ
  • 남중생 2018/12/21 18:28 #

    앗, 들켰다...!!
    이 기회에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이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항상 많이 배워가는 남중생입니다.
    m(_ _)m
  • 이선생 2018/12/22 08:12 #

    저도 남중생님의 흥미로운 글들을 읽으며 많은걸 배워가는 이선생 입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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