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당신의 섹스 판타지는 잘못이 없다. 기타 번역

영국 신문의 기고문을 번역합니다. (원문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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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왜 강압적인 성관계에 대한 환상을 갖는걸까? 

- '성욕은 복합적이고, 방해물과 권력의 낙차 그리고 이중성으로 가득하기 일쑤다.'

로리 비스비(Lori Beth Bisbey) 박사가 설명하는 섹스 판타지: "덮쳐지는 환상은 어떤 의미에선 '사극풍 연애소설'과도 같아요"


요약
>> '때때로 죄책감을 느끼는 건 맞아요. 내가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건 아닐까 싶어서 걱정하거든요.'
>> '판타지는 영원한 안식처라고 할 수 있다. 항상 내가 장악하고 있고 항상 내 동의하에 이뤄지고 있으니까!'
>> '그런 판타지 때문에 내 스스로 놀라곤 했는데, 누구한테 해를 끼치는게 아니니까 즐기기로 했어요.'

2009년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여성의 62퍼센트가 자기 의지에 반하는 강압적인 섹스를 하게 되는 성적 판타지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통계를 해석하는 것은 불편한 일일 수 있다. 특히 지금의 미투 운동이나, 최근 기사 제목을 장식한 수많은 성추문 사건들을 고려했을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직면해야 한다. 여자들은 왜 강압적인 섹스를 하는 것에 대한 환상을 가질까? 


덮쳐진다는 것

필자는 줄곧 이런 판타지를 묘사하는데 '강간'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왔다. 강간의 정의는 합의되지 않은 행위란 것인데, 섹스 판타지는 아무리 난폭한 판타지이더라도, 환상을 갖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장악하고있다. 강간은 심히 충격적이고, 종종 생명을 위협하며, 개인의 존재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합의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주체성을 빼앗는다는 점에서 바로 강간은 끔찍한 것이다. 그러나 판타지는 영원한 안식처라고 할 수 있다. 항상 내가 장악하고 있고 항상 내 동의하에 이뤄지고 있으니까. 아무리 많은 인원이 동원되더라도, 아무리 극적인 연출이더라도, 아무리 줄거리가 막 나가더라도, 내 판타지에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정립해야 할 것은 이것이 강간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종관계에 대한 환상이다. 또한 이런 판타지를 갖는다고 해서 강간당하기를 원한다는 것도 아니다. 

로리 비스비(Lori Beth Bisbey) 박사는 심리학자 겸 개인과 커플을 상대로 조언하는 섹스 상담사다. 그리고 이 판타지는 여자들이 비스비 박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가장 흔한 판타지에 속하지만, "제가 상담한 천 명 이상의 여성 중 단 한 명도 진짜로 강간을 당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판타지는 섹스에 대한 것입니다. 실제 강간은 권력에 대한 것이죠." 

판타지는 섹스에 대한 것입니다. 실제 강간은 권력에 대한 것이죠.

성적 판타지와 성폭행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간이 에로틱한 경험이라고 제안하는 것이, 심히 모욕적이고, 그 자체로 잘못되었지만, 이런 환상을 갖고 있는 62%의 여성이 알아야 할 것은 그 어떤 수치스러움도 느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레온 셀쳐(Leon F. Seltzer) 박사는 '강간 판타지' 대신에 '덮쳐지는 판타지(Fatasy of Ravishment)'라는 표현을 쓸 것을 권고했다. 그렇게 말함으로써 '강간'이라는 무게 실린 단어를 제거할 뿐 아니라 합의 하에 이뤄지는 권력의 상호작용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건 판타지일 뿐

판타지는 욕망의 충족과 동의어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실생활에서 일어나기를 원치 않는 판타지를 갖고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도 불륜 판타지를 갖거나, 이성애자도 동성과의 관계에 대한 환상을 갖곤 한다. 그리고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3% 가량이 공공시설에서 노출을 하는 것에 대해 환상을 갖는다. 그러나 실제로 하진 않는다. 판타지니까!

많은 사람들의 섹스 판타지가 갖고 있는 모순점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필자는 신체 성교육 학자 메레디스 레이놀즈(Meredith Reynolds)에게 문의하였다. 레이놀즈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성욕은 복합적이고, 방해물과 권력 높낮이, 이중성으로 가득하곤 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섹스 판타지의 영역에서 수치심을 느끼곤 하는데, 섹스 판타지라는 강력한 상상력은 자신이 따르는 윤리, 정치 지향, 믿음에 어긋날 수 있고, 실제로 일어나기를 바라는 상황의 정반대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심리치료사이자 성의학자셨던 잭 모린(Jack Morin) 박사님의 명저에서 설명되어있듯이, "환상은 욕망과 갈등의 만남입니다." 그리고 덮쳐지는 환상은 아주 완전히 욕망과 갈등으로 이뤄져있죠.


책임 회피?

덮쳐지는 판타지는 흔하고 완전히 정상적인 판타지임에도, 심리학자들에게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실생활에서 일어났다면 끔찍하고 충격으로 남을 일을 어째서 수많은 여성들이 환상으로 갖고 있단 말인가? 왜 합의된 성관계에 대한 판타지를 갖지 않는걸까? 2012년까지만 해도, 가장 널리 인정받은 이론은 '책임 회피' 이론이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문란함에 대한 강력한 문화적 맥락(script)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성과 성욕을 수치스럽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강압적인 성관계에 대해 환상을 품음으로써 여성들은 '문란'하다는 낙인이 찍히지 않으면서도 섹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제한적이다. 예컨대, 1978년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에 게재된 연구는 섹스에 대해 강한 죄책감을 느끼는 여성일 때 덮쳐지는 판타지를 더 흔히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덮쳐지는 판타지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이 이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2012년에는, 제니 비보나(Jenny M. Bivona)가 이끄는 텍사스 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이 강압적인 성관계에 대한 환상을 갖는 355명의 여성을 두고 '책임 회피'를 평가했고, 그 결과 "성적 책임 회피 이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에서 특기할 점은, "에로토필리아[섹스에 대한 긍정적 태도], 판타지에 대해 개방성, 욕망의 대상이 되고 싶은 판타지, 자존감이 각각 높은 여성이 강간 판타지에 대한 강한 성적 흥분을 보였다"고 규명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강압적 관계에 대한 판타지는 섹스에 대한 죄책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섹스를 즐기고 성적으로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는 지표다.

필자는 덮쳐지는 환상을 갖고 있는 여성들과 이야를 나누었고, '책임 회피' 이론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단 한 명도 거기에 공감하지 않았다. 34세 전업주부 제인*은 십대 때부터 덮쳐지는 환상을 가져왔다. "때때로 죄책감을 느끼는 건 맞아요. 내가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의미는 아닐까 싶어서 걱정하거든요. 하지만 성적으로 보이기 싫어해서 그런건 아니에요. 저한테는 그래요.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랑 더 상관있다고 생각해요. 유치하게 들리겠지만, 제가 갖는 환상에서는 남자가 나를 갖고 싶은 나머지 주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 환상 속에서 제가 다치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가 렛 버틀러에게 안겨서 계단을 오르는 것 같은 상황인거죠."

'때때로 죄책감을 느끼는 건 맞아요. 
내가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건 아닐까 싶어서 걱정하거든요.' (제인*)

연애 소설의 법칙

제인이 갖고 있는 판타지는 지극히 흔한 편이다. 로리 비스비 박사는 덮쳐지는 환상에서 보는 일반적인 테마를 설명했다. "사극풍 연애소설(bodice-ripper)과도 같습니다. 덮치는 쪽은 잘생겼고,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여자들이 섹스를 하고 싶어할 타입의 남자죠. 여자를 거칠게 다루지만 진정으로 다치게 하지는 않고 결국, 여자도 넘어가게 됩니다."

이것은 성적 판타지에 대한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욕망 받고자 하는 욕망은 이러한 판타지에서 흔히 보이고 2012년 비보나 팀이 진행한 연구에서 살펴본 동기 중 가장 설득력 있는 편이다. "여기서 보이는 핵심적인 생각은 강간 판타지가 여성을 매력적, 유혹적, 거부할 수 없는 존재로 그려냄으로써 그녀 앞에서는 남자들이 스스로를 주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비보나는 이것이 주도적인 남성과 순종적인 여성을 에로틱하게 그려내는 '로맨스' 서사가 내재화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비보나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여성을 향한 욕망이 강간으로 이어지는 것은 여성 로맨스 소설에서 흔한 주제다. [...] 이 소설들에서는 여자 주인공을 향한 남자의 욕망으로 인해 성적 의욕이 촉발되고, 그는 자신의 남성적 공격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제한적인 물리력을 사용한다. 여주인공의 거부는 여기서 극적인 긴장을 조성하고, 남자가 자신의 힘과 욕망을 표출할 맥락을 제공한다."

필자는 덮쳐지는 판타지와 한평생을 함께 해온 런던의 46세 학교 교사 사라*에게 이 내용을 보여주었다. "공감이 되네요. 저는 로맨스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는데, 강한 남자와 그런 남자 품에 안겨 쓰러지는 여자들이 나오는 영화를 어린 시절부터 군침 삼키면서 봤던 기억이 있어요. 이상한건 제가 남자 품에 쓰러지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라는 거죠."

다만 남성미 넘치는 사내들을 에로틱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비보나 팀의 연구에서 24퍼센트의 참여자들이 여성에 의해 덮쳐지는 환상을 갖는다는 점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심지어 이중 91퍼센트는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밝혔다. 24세 회계사 로지*의 환상에서는, 아름다운 여성이 로지를 침대에 묶어놓고 덮친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항상 여자라는 점이 제일 혼란스러워요. 저는 이성애자고, 다른 섹스 판타지는 전부 남자가 나오거든요. 하지만 이건 제 판타지 중에서도 가장 즐기는 편인데 항상 여자가 나온단 말이죠. 예전에는 이것 때문에 내 스스로 놀라곤 했는데, 누구한테 해를 끼치는게 아니니까 즐기기로 했어요. 그리고 주기적으로 잘 즐기고 있어요!"

'예전에는 이것 때문에 내 스스로 놀라곤 했는데, 
누구한테 해를 끼치는게 아니니까 즐기기로 했어요.' (로지*)

현실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도 덮쳐지는 판타지를 전과 마찬가지로 유지하거나 새로이 발달하는 것도 완벽히 정상이다. 비보나 팀의 연구에 응답한 사람 중 78퍼센트는 성범죄 피해를 입은 과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노르위치에 사는 28세 겜마*는 대학 시절에 강간 피해를 입었다. 이 일을 신고한 적도 없고, 몇 년 뒤에야 느닷없이 불면증이 찾아와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제 성적 판타지에 강간이 등장한다는 것에 대해 입을 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너무나도 자책감이 들었거든요. 상담사한테 이야기했을 때는 울었어요. 내가 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떻게 강간당했다는 사람이 강간이 일어나는 판타지를 가질 수 있지? 그러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상담사 분이 설명해주시기를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이런 판타지를 갖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셨어요. 끔찍한 경험을 제어하고 내가 주도권을 잡아서 다시 상상하려는 거라고요. 그렇게 듣고 나니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 스스로가 이해됐거든요."


섹스와 판타지에 대한 개방성을 찾아서

필자가 여성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반복된 주제는 힘과 주도권이었다. 그러나 흔히 생각하는 방향과는 달랐다. 판타지에서 여성은 굴종적인 역할을 맡지만, 상대를 주도하는 것에 대한 판타지이기도 하다. 판타지 속에서는 상대방이 스스로를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 빠트린 힘을 자신이 갖고 있다는 점을 필자와 이야기를 나눈 모든 여성들은 강조했다. 

비보나 연구팀이 살펴본 여러 설명 중에서 가장 강하고 일관된 지지를 받은 이론은 '개방성 이론'이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강간 판타지는 여성의 억눌린 성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섹스를 대할 때 대체로 개방적이고, 수용적이며,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로운 태도를 보이는 데에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판타지가 심리적 트라우마, 억압, 내재화된 여성혐오의 결과라고 보기 보다는, 섹스와 판타지 전반에 대한 개방성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어떨까.

말할 것도 없이, 필자가 본 기사를 쓰면서 대화를 나눈 모든 여성들은 자신의 판타지와 성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이러한 판타지를 갖고있는데 수치심을 느끼는 이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수치심은 버리고 스스로가 판타지를 즐기도록 허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환상은 현실이 아니고, 환상에서든 현실에서든 당신이 잘못하고 있는 것은 없다.

*모든 이름은 가명을 썼습니다.


판타지가 부끄럽다고 느끼는 이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수치심은 버리고 스스로 판타지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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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8/10/27 18:57 # 답글

    (진지하게 굵은 글씨로) 덮쳐진다는 것이란?
  • 남중생 2018/10/27 19:05 #

    덮쳐진다는 것이죠 (끄덕)
  • 로그온티어 2018/10/27 19:09 #

    장난 그만두죠, 이제서야 본문을 봤습니다

    사랑해요,
    진짜 사랑합니다! 이건 정말 제 편견을 날려버렸어요! 이거 진짜 허가받고 인터넷 메인스트림 뉴스에 실을 만한 번역문인데 여기서 이러고 있다니!
  • 남중생 2018/10/27 19:10 #

    과찬이십니다^^
    제게는 이글루스야말로 메인스트림이랍니다!

    그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을 여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 turquoise904 2020/07/03 22:50 # 삭제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남중생 2020/07/04 01:54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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