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베트남의 태극기 부대? 인도차이나 ~Indochine~

아시아 타임스 지의 2018년 8월 5일자 기사를 번역합니다.
해당 기사는 현재 아시아 타임스 지 웹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입니다. 이유는 찾지 못했습니다.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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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적 "붉은 깃발" 부대, 베트남은 대안적 보수의 길로 치우치는가.


은퇴한 응우옌 타잉 뚜언(Nguyen Thanh Tuan) 장군의 페이스북 계정은 최근 출간된 Gạc Ma: Vòng Tròn Bất Tử라는 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으로 가득하다. 이 책은 중국이 베트남으로부터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를 병탄한 역사를 다룬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세를 불리는 자칭 "붉은 깃발" 부대원들은 뚜언 씨와 생각을 같이한다. 이들은 이 책이 비애국적이고 순국선열들을 모독한 전형적인 "역사 수정주의" 서적이라고 여기며, 공산당 정부에게 해당 출판물을 검열할 것을 호소했다. 

최근, 베트남 당국은 논란이 되는 구절들을 수정하기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해당 서적의 유통을 일시중단함으로써 이 요청을 수용한 듯 하다. 

이는 베트남 인터넷 상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붉은 깃발" 부대에게 또 한 번의 승리였다. 붉은 깃발이라는 이름은 베트남 국기의 색깔에서 따온 것이다. 붉은 깃발 부대의 인터넷 게시글을 주시하는 분석가들에 따르면 붉은 깃발 부대는 배외주의를 표방하고 진보세력에 반대한다는 특성을 가진 미국의 대안적 보수(Alt-right) 운동과 흡사하다. 

주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붉은 깃발" 부대의 주장은 명확하다. 이들은 베트남 공산당이 진보적 요구에 대해 더 많은 규제를 하길 바라고, 사회주의적 건국정신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붉은 깃발 부대는 종종 국가주의적이고 군사주의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무엇보다도 노골적으로 반서구주의를 표방한다. 붉은 깃발 부대는 시민 운동가도 포함하지만, 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많은 경우 국가안보 기관 출시 전현직 공무원으로, 이들의 출신집단은 군대와 경찰을 모두 아우른다. 그리고 대부분은 공산당을 열렬히 지지하지만, 당이 초심을 잃었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붉은 깃발 부대는 베트남 공산당이 진보세력을 지나치게 용인했고,. 명목상의 사회 "민주화"를 옹호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며, 붉은 깃발 부대가 가장 배척하는 대상인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호치민 같은 당의 영웅의 얼굴에 먹칠을 한다고도 주장한다.

▲ 호치민 흉상 (사진출처: 위키미디아)

몇몇 사람들이 보기에, 붉은 깃발 부대의 존재는 베트남 사회에서 일어나는 양극화의 일환이다. 이와 같은 양극화는 서로 배척하는 사상 집단들의 모습을 통해 인터넷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선 첫번째로는 베트남이 다당제로 변화해야한다고 공개적인 정치운동을 벌이는 상당한 규모의 인권 및 민주화 운동이 있다. 

민주화 운동을 하는 이들은 다수가 민주주의 형제회와 같은 집단을 중심으로 인터넷 상에서 뭉쳐있다. 민주주의 형제회는 2013년에 설립된 연대단체로, 최근 몇달 들어 정부 탄압에 큰 타격을 입었고, 주요 활동가 6명이 올해 4월에 투옥되었다. 

1975년 북베트남에게 패배한 남쪽의 반공산주의 정권 베트남 공화국의 국기를 상기시키는 "노란 깃발" 부대도 있다. 노란 깃발 부대원들은 상당수가 해외동포 출신이며, 특히 1975년 공산주의 정권의 승리 이후 남베트남 지지자들이 망명한 미국 출신이 많다. 

여기에 대항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붉은 깃발" 부대가 최근 들어 나타났다. 비엣 비전(Viet Vision)이라고 불리는 유명 유튜브 채널은 이 움직임 내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주체라고 여겨졌으며, 올해 3월부터 운영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지기 전까지 무려 9만 7천 명의 구독자수를 보유했다. 

비엣 비전은 문을 닫기 전까지, 이름있는 인권변호사 응우옌 반 다이(Nguyen Van Dai)와 최근 가택연금 상태에 놓인 유명 블로거 겸 기자 팜 도안 짱(Pham Doan Trang)과 같은 진보 운동가들을 공격하는 긴 비디오를 올렸었다.

비엣 비전의 가장 유명한 평론가 쩐 녓 꽝(Chan Nhat Quang)은 이름있는 "붉은 깃발 부대원"이다. 쩐 녓 꽝은 지난 2015년,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민 재판소"를 부활시켜 국기에 대해 무례를 범하거나, 순국선열을 모독하고 옛 남베트남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거나 고발하려 했을 대 처음 유명세를 탔다.

당시 쩐 녓 꽝은 인권운동가 응우옌 란 탕(Nguyen Lan Thang)이 혁명영웅 호치민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함으로써 화제가 되었다. 응우옌 란 탕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경단원들이 자신을 끊임없이 뒤쫓고 공격한다고 밝혔다. "붉은 깃발" 부대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응우옌 란 탕의 자택 정문에 붉은 표식을 그리기도 했다.

▲쩐 녓 꽝 씨가 집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 출처: 유튜브)

주로 인터넷 상에서 활동이 이뤄지지만, 붉은 깃발 부대원들은 종종 협박을 실천으로 옮긴다. 일례로 2017년 9월에는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부대원들이 동 나이 현의 교회에 들어가 권총과 곤봉을 휘둘렀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특정 사회문제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구한 응우옌 주이 떤(Nguyen Duy Tan)이라는 신부를 부대원들이 협박하였으며, 이 사건으로 11명의 부대원이 벌금형을 받았다. 2017년에 일어난 또다른 사건에서는 쩐 녓 꽝이 동료들과 함께 응예 안 현에서 천주교 신부 두 명을 공격했다고 한다. 

"붉은 깃발" 운동은 강력하게 반가톨릭 성향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아마도 부대원들이 프랑스 식민주의를 증오하고 가톨릭 신자들에게 특혜를 준 남베트남 정권의 지도자와 국가제도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강경파의 부상에 주목하는 여러 의견이 있다. 일부 논객들에 따르면, 국가가 돈을 대주고 있으며 오로지 공산당의 명령에 따라서 행동하고 댓글을 단다고 한다. 특히 공산당 정권이 진보적 비판 세력을 침묵시키고 싶을 때 이들을 기용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해석에 따르면 붉은 깃발 부대란 소수의 목소리를 한데 묶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은퇴한 전직 군 소속 관료들로서, 소위 "키보드 워리어" 보다 나을게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을 가리켜 새로운 "홍위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과거에 반정부 분자들을 색출해냈던 무장세력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나 "붉은 깃발" 부대원들이 베트남 공산당과 맺고 있는 관계는 개개인 마다 다르며, 적어도 붉은 깃발 집단이 나타난 초창기에는 당국이 이들을 완전히 옹호하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2015년 3월 하노이에서 진보적 운동가들이 벌인 추모집회에 맞서 몇몇 "붉은 깃발" 부대원들이 맞불집회를 열었을 때, 당시 하노이 경찰서장이자 현 하노이 인민 위원회 위원장 응우옌 둑 쭝(Nguyen Duc Chung)은 이들의 활동이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 결과 몇몇 주요 부대원들은 공무원직을 잃었고 다른 이들은 부대원 활동을 그만두었다.  


▲참전군인들이 호치민 시의 옛 대통령궁 앞에서 깃발을 흔들면서 행진하고 있다. (사진 출처: AFP/Stringer)

그러나 오늘날에는 정부에서 나오는 제재가 극히 적다. 실제로 작년 호치민 시 공산당 정치선전부는 "호치민 시 붉은 깃발 부대"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는데, 대부분의 "붉은 깃발" 부대원들은 경제 중심지 호치민 시를 활동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들의 압력에 의해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라는 분석이 있다. 

붉은 깃발 부대들은 47부대와 연관이 있는데, 47 부대는 군대의 통제에 따라 정권의 정치선전을 전파하고 당국이 수사할 게시물을 적발하는 1만명의 사이버 병력이다. "붉은 깃발" 부대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터넷 상의 "반국가적" 게시물에 대해 정부당국이 불충분한 대응을 보였다는 데에 부대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 리스크 분석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리적 관점에서 보자면 부대원들은 진보 활동가와 논객에 맞서 싸우는 일종의 사이버 전쟁에 참전함으로써 "인민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국가 정치 운영에 인권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과는 모순되는 것이지요." 

붉은 깃발 부대는 여러 측면에서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에 형성된 일명 "신좌파"와 궤를 같이 한다. 예일 대학교 로스쿨의 장 타이수(Zhang Taisu) 교수는 중국의 "신좌파"를 설명하면서 민족주의적 (특히 반서구주의적) 감정과 함께 "사회주의 재건"을 향한 요구를 혼합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 지식인층 사이에서 등장한 "신좌파"와는 달리, 베트남의 "붉은 깃발" 운동은 큰 질문과 사안에 대해 일관된 사상적 입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어떤 부대원들은 세계화 및 친자본주의 성향의 경제 개혁을 반대하면서도, "정부가 주도하기만 하면 어떤 경제 정책이든지... 명백히 진보적이거나 사회주의와 정면으로 반대되는 경제 조치더라도 열렬히 지지한다"고 인터넷 상에서 붉은 깃발 운동을 주시하는 한 분석가는 말한다. 

붉은 깃발 부대의 외교 전망도 종종 혼란스럽다. 다수의 부대원들은 베트남의 역사적 숙적이자 베트남 국내에서 상당한 민족주의적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인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서 자신들의 애국심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나 종종 중국식 국정운영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베트남과 미국 사이의 친선관계를 대할 때는 반중 정서를 보류하기도 한다. 

▲2015년 11월 6일 하노이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회담을 환영하기 위해 양국의 젊은이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 출처: AFP/Na Son Nguyen)
 
근본적으로 "붉은 깃발" 부대는 중국보다도 미국이 훨씬 더 큰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붉은 깃발 부대는 베트남 사회가 "중국을 배척하고 미국에 붙어먹는다"는 "배중부미(排中扶美, bài Trung, phò Mỹ)" 현상을 보이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반대한다. 

중국의 "신좌파"와 베트남의 "붉은 깃발" 부대는 각국에서의 "사상 이후의 시대"에 대한 걱정을 공유한다. 중국에서는 1990년대였고, 베트남에서는 보다 최근에 일어나고있다. 

그렇다면 2000년대에 미국과의 친선관계를 쌓는데 주역이었고, 사상으로부터 거리를 두어 더 개인주의적인 통치를 선호한 전임 총리 응우옌 떤 중(Nguyen Tan Dung)을 "붉은 깃발" 운동권에서 널리 비난한다는 것은 놀라울 일이 전혀 아니다.

응우옌 떤 중 전 총리가 10년 동안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공산주의 사상가들이 기술관료와 자본주의적 기회주의자들로 교체되었다. 전자는 베트남이 시장주도 경제에 가깝게 전환하면서 일어난 변화였고, 후자는 오로지 금전적 이익을 위해 정치에 관심을 둔 이들이었다. 

베트남의 "붉은 깃발" 부대는 이제 가장 반진보적인 형태로 사회주의를 재건할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현 공산당 서기장 응우옌 푸 쫑(Nguyen Phu Trong)을 이상적인 지도자로 여긴다. 몇몇 이들이 느끼기에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베트남 정치를 "재()사상화"해냈다.

전임자들과 달리,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베트남의 (그리고 베트남 공산당의) 도덕적, 사상적 요구를 다시금 강조했다. 응우옌 서기장은 종종 사회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민주화 개혁을 의미하는 공산당 표어인 "화평연변(和平演變)"의 위험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응우옌 서기장은 5월 당원들의 도덕성을 개선하는 것은 "혁명의 성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 그는 당원들에 대한 새로운 성과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2016년 1월 28일 하노이에서 열린 12차 베트남 전국 공산당 대회에서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연설을 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출처: AFP/Hoang Dinh Nam)

2016년 당 대회에서 연합한 보수 세력이 공산주의 사상을 경시한 응우옌 떤 중 전 총리를 밀어냄으로써 응우옌 서기장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올해 4월 전직 외교관이자 베트남 언어학자인 데이비드 브라운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상적, 사상적 부패를 척결하는 운동은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이 한평생 노력한 과제입니다.

"73세를 맞이한 응우옌 서기장은 이미 은퇴할 나이를 넘었고, 당을 정화해서 권위를 회복하는 과제를 완수하고 싶어 애가 타는 상황입니다."라고 브라운 씨는 덧붙였다. 

2016년 당대회 이후,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획기적인 반부패 운동을 출범시켜 당의 도덕성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전임 총리 충성파를 숙청하기로 하였다. 또한 당 비판세력과 진보 운동가들을 규제하기 시작했는데, 100명 이상의 활동가들이 현재 투옥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분석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 진보 세력을 규제하는 것은 지도부에서 '붉은 깃발'을 포함한 보수세력이 영향력을 강화하는 경향의 일환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정부가 진보 세력을 지나치게 용인했다고 불평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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