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관광지에서 역사적 연속성을 추구하면 안 되는걸까? [베트남과 한국]

Liam Kelley 교수님의 The Bad Chinese Food that Foreigners Eat in Vietnam을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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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베트남에서 먹는 맛없는 중국 음식


필자는 텍사스 공대 가상 베트남 문서보관소(Texas Tech Virtual Vietnam Archive)를 둘러보던 중 "베트남 생활(Life in Vietnam)"이라는 잡지 한 부를 발견했다. 1960년대 베트남을 방문한 미군 측 인원과 방문객들을 위한 잡지라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었다. 




잡지 내용은 인상 깊은 것이 별로 없었지만, 잡지에 광고를 실은 여러 음식점을 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놀랍지 않게, 프랑스 음식을 광고하는 음식점이 많았다.



기욤 텔(Guillaume Tell) 음식점은 매력적인 분위기의 프랑스 요리를 제공했다. 



라 페르골라(La Pergola)도 프랑스 요리가 있었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예의바른 호스티스"도 있었다. 아주 프랑스스럽게 느껴진다. 맛좋은 음식, 고급스러움, 아름다운 여인. 그런데 "예의바른 서비스"는...



그리고 물론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도 있다. 아마 세계 어느 도시에나 라 돌체 비타라는 이름의 이태리 음식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라 돌체 비타가 없는 도시는 도시라고 부를 수 없다. 그러니 1960년대 사이공은 공식적으로 도시였다. 라 돌체 비타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찾아오면서, 미국식 천박함도 따라붙었을 것인데, 콘티키 레스토랑 카바레가 그런 범주에 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건 다 좋은데, 필자가 놀란 점은 많은 "서양" 음식점이 중국 음식도 제공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 까잉(Van Canh)은 "맛있는 프랑스와 중국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티엔 남(Thien Nam)은 "중국 요리 전문 - 유명한 이탈리아 음식"을 광고했다. 


카프리치오(Capriccio)에서는 맛있는 유럽과 중국 요리를 "먹고 마시고 쉴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루 다이아몬드는 "에어컨이 제공하는 안락과 함께 미국식 중국 요리를 즐기러 올" 수 있었다. (프랑스 음식점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미국 중심 음식점은 "에어컨"을 이야기하는 것이 흥미롭다...)

굳이 따지자면, 필자가 확인 한 베트남 생활 잡지 한 부에는 베트남 음식에 대한 기사도 있기는 했다. 


다만 베트남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을 홍보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흥미롭게도, 1960년대 사이공의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이같은 현상은 오늘날 호이안 같은 곳에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최근에 호이안을  방문했는데 주요 관광 지역의 음식이 몹시 맛없다는 점에 놀랐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구역에는 아름답게 재단장한 가게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이 수두룩하게 있는데, 정말 형편없는 음식을 한다.

이게 왜 나쁜가? 베트남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음식점에 갔더라면 먹었을 음식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뻔한 중국 음식을 기반으로 한 혼합 요리면서 도저히 맛도 없는 음식들 말이다. 



또, 굳이 따지자면, 관광 구역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호이안에서도 맛좋은 음식을 찾을 수 있고, 동남아시아의 중국 음식도 얼마든지 맛있을 수 있다. 특히 지역색에 맞춰 변화를 주면 그렇다. 


쿵파오 치킨(공보계정, 公保雞丁)이 쓰촨 성에서 남하해 태국의 까이-팟-멧-마무앙(ไก่เผ็ดเม็ดมะม่วง, 닭고기 캐슈넛 볶음)이 되었을 때, 원래 맛있던 음식이 더 맛있어진 경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호이안의 관광객 대상 음식점에서 많이들 파는 것은 "가장 저렴한" 형태의 중국 음식이다. 볶음 국수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1960년대 사이공에서도 이런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사이공과 호이안은 모두 역사적으로 중국인이 많았던 곳이니 중국 음식을 파는 것이 말이 된다 할지 몰라도, 1) 호이안에 있는 음식점들이 광고하는 건 그게 아니고 2) 그곳에서 제공하는 중국 음식은 좋은 중국 음식이 아니다. 그러니 문화의 계승을 표현한 것이라면, 거기서 계승한 문화는 볼품없는 문화다. 


궁극적으로 필자는 이 모든게 보수적인 경영 계획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음식점 주인들은 고객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하지 않고 이미 익숙한 걸 먹고 싶어한다고 짐작한다. 그러니 이미 잘 아는 음식을 준다. 그리고 그 결과는 훨씬 나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인데도 형편없는 음식이 잔뜩 나오고 소비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1960년대 베트남 생활 잡지의 광고를 보면, 이러한 현상이 오래동안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Item Number: 14810103002. Magazine: Life in Vietnam (24 September 1966) (61 pages) [24 September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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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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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진냥 2018/08/28 23:53 # 답글

    아니... 라 돌체 비타라는 이름의 가게가 없으면 도시가 아니라니 이 무슨 혁신적인 도시 이론일까요...=ㅁ=
  • 남중생 2018/08/29 00:01 #

    상당히 정확한 이론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 바람불어 2018/08/29 00:31 #

    엄마야 싶어 우리 동네 검색해보니 라돌체비타라는 양복집, 모텔? 원룸텔?, 빙수가게까지 다 있네요. 다행이다..정말로.
  • 남중생 2018/08/29 00:45 #

    정상입니다ㅎㅎ
  • mori 2018/08/29 02:30 # 답글

    엌ㅋㅋㅋㅋㅋ 저희 동네에도 라돌체비타있어요!! 까페는 평점이 높지 않은데 의외로 피자집이 평점이 괜찮네요 ㅋㅋㅋ
  • 남중생 2018/08/29 03:17 #

    역시 있군요! 라돌체비타는 과학입니다~
  • 냥이 2018/08/29 20:05 # 답글

    울산은 라돌체비타 없는거 보니 도시도 아닌가 봅니다.
  • 남중생 2018/08/29 21:12 #

    헉, 진짜 없나요? 이게 제일 의왼데...?
  • 냥이 2018/08/29 21:21 #

    혹시 한 검색사이트 지도에 등록 안되었나 싶어 다른 검색사이트 지도에서 찾아도 안 보입니다.
  • 남중생 2018/08/29 21:35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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