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오사련이 보기에 믿을만한 탄생 설화 인도차이나 ~Indochine~

Liam Kelley 교수님의 Believable Births to Ngô Sĩ Liên을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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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베트남 문헌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한 가지 들자면 옛 문헌을 작성한 사람들이 우리와 비슷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오사련(吳士連)은 역사학자였다. 우리는 오늘날 역사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 때문에, 오사련도 역사학자처럼 생각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한 가정인데, 상반되는 근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가 여기서 다룬 설화에 대한 오사련의 평가가 그렇다. 

우리는 락룡군이 구희와 결혼해서 100명의 아들(혹은 100개의 알)을 낳는 시점까지의 베트남 역사를 둘러보았다. 이 자손들은 이후 백월의 조상이 된 한편, 그중 한 명은 최초의 웅왕(雄王)이 되었다. 이건 복잡한 이야기니까 도표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 정보를 다룬 뒤, 오사련은 다음과 같이 평한다. 


"천지개벽 때, 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반고(盤古) 씨였다. 기를 변화시킨 뒤에야 형태가 변화할 수 있었다. 이는 음양의 두 (가지) 기운(의 작용)에 다름 아니다. 역경에서는 말하길, '하늘과 땅이 얽히고 섥혀 만물이 화순하고, 남녀가 정을 섞어 만물이 생겨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부부가 있은 뒤에야 부자가 있을 수 있고, 부자가 있은 뒤에야 군신이 있을 수 있다.[1] 그러나 성현의 태어남은 반드시 평범함과는 다르고, 곧 하늘이 명을 내린 것이다. 신비한 새의 알을 삼켜 상나라가 생겨났고, 거인의 발자취을 밟으니 주나라가 세워졌다는 기록은 모두 실제로 그러한 것이다. 신농 씨의 후손인 제명(帝明)은 무선()의 딸을 얻어 경양왕을 낳았고, 그는 백월의 시조가 되었다. (경양)왕은 신룡녀(神龍女)와 장가들어 락룡군을 낳았다. (락룡)군은 제래(帝來)의 딸에게 장가들어, 백 명의 아들을 낳고 기른 상서로움이 있었다. 이로써 우리 월나라(我越)의 터를 닦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오사련이 보기에 "성현의 태어남은 필히 일반인과 달랐다." 오사련이 제공하는 근거는 중국 역사에서 나온다. 하늘에서 내린 제비 알[2]이 간적(簡狄)이라는 이름의 여인이 씻고 있는 근처에 떨어져, 간적이 알을 삼키고 임신하여 상 왕조(기원전 16~11세기)를 창건한 설()을 낳았다는 전승이 있다. 한편 강원(姜嫄)은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 임신하여, 주 왕조를 창건한 후직(后稷)를 낳았다. 이러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상기시킨 뒤, 오사련은 락룡군과 구희가 낳은 "100명의 아들" 같이 베트남 역사에 기록된 독특한 탄생을 논했다.

19세기에 사덕제(嗣德帝)는 오사련이 내린 평을 검토했다.[3] 사덕제는 시경(詩經)에 100명의 아들을 낳은 여인이 언급된다는 것은 인정했다.특히 주나라 문왕(文王)의 아내인 태사(太姒)가 덕이 많아 100명의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사덕제는 이걸 진짜로 믿지는 않았다. 그는 오히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단지 아들이 많았다는 것을 칭찬하는 말에 불과하다. 진실을 가려보면 그런 숫자는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물며 100개의 알은 말할 것도 없다! 만약 그랬다면 어찌 금수와 다르겠는가? 그래도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신비한 알을 삼키고 거인의 발자국을 밟는 기록이 있으나, 이 이야기만큼 허황되지는 않다. 이 모든 것은 뱀의 몸에 사람 머리가 달렸거나 사람 몸에 소 머리가 달린 존재가 등장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했으며, 마찬가지로 허황되었고 근거가 없다!"

필자가 보기에, 상나라나 주나라에 대한 고대 중국 설화를 사덕제가 진실로 여겼는지는 불확실하다. 분명 오사련이 기록한 이야기만큼 허황되지는 않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오사련의 평에는 불신의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오사련은 역사학자였을지언정, 15세기 역사학자들은 오늘날 역사학자들과 상당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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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켈리 교수님의 번역에서는 역경을 인용한 부분이 작은 따옴표가 끝나는 '만물이 생겨난다'까지라고 표시되어있지만, 사실은 붉은 글씨로 표시한 부분이 모두 역경의 구절이다. 

[2]
또한 간적이 참새(sparrow) 알을 삼켰다고 번역하였는데 제비(swallow) 알이 맞다. 


[3]
오사련의 15세기 식 논리와 후대 사람들이 여기에 첨언한 사례는 중세의 만들어진 전통, 경양왕 포스팅, 불륜으로 시작하는 베트남 역사 포스팅, 오시사의 논리적 사고와 동남아시아 여성의 역사적 주체성 포스팅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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