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혼밥하는거 아녔어? 용틀임하는 동아시아 근세


"명나라 황실에서 내려온 진정한 중국인의 후손이라 자부하는 까웅-슝은, 여기에 걸맞게, 항상 혼자 밥을 먹는데, 자기 아내나 그 어떤 식구조차 겸상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아래는 Jonathan D. Spence의 Empire of the Chan(칸의 제국)에서 발췌, 번역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칸의 제국" 전시도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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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님의 칸의 제국 책 소개.

하이네센 님의 칸의 제국 책 소개.
"13세기의 마르코 폴로부터 20세기의 리차드 닉슨까지 48명의 서양인의 중국관을 소개한 책이다. 이들 48인은 라이프니츠, 몽테스키외, 비트포겔 등의 사상가와 메카트니, 앤슨, 키신저 등 군인 혹은 관료, 디포, 마크 트웨인, 카프카 등의 문학가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골라낸 인물들로 그에 따라 직업에 따른 다양한 중국관을 만나볼수 있다. 
(...)
중국과의 접촉의 초창기인 마르코 폴로나 맨드빌의 허구성이 짙지만 중국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소개한 저작이 인기를 끌던 13 ~ 14세기와 해상팽창기로 마테오 리치 등의 예수회 선교사들이 활동했던 16세기 ~ 17세기 초반에는 서양인의 중국관은 중국의 문명에 대한 경탄으로 가득찼다."



"공전의 히트작 [로빈슨 크루소] 제 1부가 출판된 직후인 1719년 8월, 저자 다니엘 디포는 후속작 [로빈슨 크루소의 또다른 모험The Further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 Being the second and last part of his life]을 발표한다. 외딴 섬에서의 28년간의 모험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안락하고 풍족한 생활을 하던 로빈슨 크루소가, 아내의 죽음 이후 타고난 방랑벽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자신의 섬을 찾아가 중국과 러시아에 걸치는 10여년간의 여행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준님의 여러가지 주로 도서 中
"사실 이런 저런 일만 없어도 그냥 브라질에서 귀국하거나 동인도에서 장사해서 배 얻어타고 영국으로 오면 되는데 꼭 역마살과 삽질때문에 결국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서 10년만에-라고 하지만 6년은 동인도에서 돈 벌었음..- 집에 오게 됩니다. ㅋㅋ"


그래서 그 로빈슨 크루소 중국 이야기▼
(번역은 제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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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디포가 보기에, 중국 사람의 식습관과 가족생활은 중국 사람이 여행하는 방식 만큼이나 뻔뻔했다. 여기서도 디포는 영국 중산층의 인생 가치관과 모든 방면에서 반대되는 캐리커처를 그림으로써 이 뻔뻔함을 강조한다:

이 귀인의 시골 저택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이 분이 문 밖의 작은 공터에 나와 식사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나무 아래에 앉아있었는데, 이 야자나무 처럼 생긴 나무는, 그의 머리를 충분히 그늘로 가린데다가, 남쪽을 가렸는데, 나무 아래에는 커다란 양산까지 세워놓아서, 그 자리는 아주 훌륭해 보였다. 무게가 많이 나가고 비대한 사내인 만큼, 그는 커다란 안락의자에 기대어 앉아있었고, 계집종 둘이 고기요리를 올렸다. 계집종은 둘이 더 있었는데, 이들이 맡는 일은 무릇 유럽의 신사라면 아마도 가만히 보고있지 못할 것이다. 즉, 하나는 이 지주(地主)를 숟가락으로 떠먹이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한 손으로 접시를 들고는, 나으리 어르신이 수염과 호박단 조끼에 흘리는 것을 떠냈다. 황제와 군주가 하인의 서툰 손에 귀찮게 맡기느니 차라리 손수 할 익숙한 일을 이 살찐 거인은 자기 손을 써서 하느니만 못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디포가 쓴 이 구절에는 여러 출처가 있을 수 있고 어쩌면 통째로 지어낸 것일 수도 있겠으나, 존 맨드빌이 14세기에 대칸의 치하에서 살아가는 부자의 삶을 묘사한 데서 디포가 받았을 영향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이 귀인은 훌륭한 삶을 살아간다. 50 명의 하녀들이 그를 식사와 침실에서 모시며, 그가 원하는 대로 행한다. 귀인이 식사를 하려 자리에 앉으면 하녀들이 고기를 가져오는데, 반드시 한 번에 다섯 접시를 올렸고, 식사를 올리는 동안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 하녀들은 귀인 앞에서 고기를 잘라서 어린아이를 먹이듯 입에 넣어준다. 그의 손은 고기를 자르지도 않고 건드리지도 않으며, 내내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그가 첫 요리를 충분히 먹었으면, 하녀들이 다른 요리 다섯 개를 그 앞에 올리면서, 내내 노래를 그치지 않는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노래를 계속한다. 이 귀인은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데, 선조의 옛 풍습을 따르는 것이며, 그 후손도 마찬가지로 이 풍습을 따를 것이다. 그리하여 위장(胃腸)을 신처럼 섬김에 따라, 용기를 내어 위업을 세우는 일 없이, 우리 속의 돼지 마냥, 육체의 기쁨과 쾌락 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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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onathan D. Spence, The Chan's Great Continent; China in Western Minds, (New York: W. W. Norton, 1999), 69-70.



뭐, (중국말고도 중동권까지 포함해서) "동양"에 대한 저런 환상은 흔한데다가,
두 작가 모두 중국을 직접 가보고 쓴게 아니라서 놀랍지는 않은데,
시대가 각각 원나라랑 청나라라는게 좀... 아쉽네요;;



▼연관 자료, 1949년 애니메이션...





▼그리고 이건 그저 느슨한 연결고리. 적륜 님의 조선의 난학: 이덕무의 사례 中 


用橫文字。凡食時。卑官。鼓舞于前以進之。
글을 가로 쓰며, 음식을 먹을 때에는 낮은 관원이 앞에서 고무(鼓舞)하여 권한다.

정조 21년 동래 용당포에 다다른 네덜란드 상선에 대한 장계에 의하면 ‘글을 쓰게 하니 구름과 산같이 그립니다’하였다. 음식을 먹을때 앞에서 낮은 관원이 북치고 춤춘다는 것은 상사들만 즐거운 회식 2차의 탬버린이 등장하는 광경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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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미군철수 없으면 반역 2018/05/24 23:50 # 답글

    명나라는 이제 역겹군요. 세종대왕이 여러 차례 처녀를 바친 것도 불쾌하고 송시열이 대명천지 숭정일월이라며 숭배한 것도 기분이 나쁩니다. 요즘 종미세력을 보면 대상만 바뀌었을 뿐이지 명나라 숭배와 다를 것이 없죠. 트럼프에게 아부하는 트푸는 세종대왕이나 송시열에 뒤지지 않습니다.
  • 남중생 2018/05/25 00:38 #

    원나라와 청나라라니까요...
  • 미군철수 없으면 반역 2018/05/25 00:43 #

    트럼프가 트푸를 만나고 난 다음날 조미정상회담을 취소시켰군요.
    아무리 아부를 해도 미제는 자기 계산대로 가는 거였습니다.
    미군철수 자주화 외에는 다 헛수고입니다.
  • 남중생 2018/05/25 00:45 #

    원 제국과 청 제국이라니까요...
  • 미군철수 없으면 반역 2018/05/25 00:51 # 답글

    외부세계에서 보면 자세히 알 지 못하기 때문에 상상과 자기 기준이 가미되기 쉽죠.
    사실 그게 더 재미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압록강 유역과 동해안 주민들을 각각 맥과 강치로 상상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남중생 2018/05/25 00:53 #

    케룰렌 강과 발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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