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인간과 동물의 윤리성. 유사성, 특이점 - On Yeti and Being Just (8) 예티와 인의예지!


비비(狒狒, 그림 2.5 참조)는 이시진이 인용한 옛 문헌과 기타 자연사 문헌 사이를 어슬렁거렸다. 비비를 부르는 다른 이름으로는 "인웅(人熊)"과 "야인(野人)"이 있었다. 비비는 남서부에 살았고, 사람 처럼 생긴 동시에 사람을 잡아먹는 습성이 있었다. 사람을 공격하기 직전에 비비는 웃음을 터트렸는데, 너무 크게 웃는 나머지 윗입술이 눈을 가렸다.[1] 이 짐승의 다양한 특성으로는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 사람과 다소 유사하게 말을 하는 능력, 사람을 잡아먹기 전에 포복절도하면서 아랫입술[2]을 까뒤집는 경향 등이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마지막 특성 덕분에 비비를 잡는 것은 한결 수월했다: 비비가 웃느라 한눈을 파는 사이, 사냥꾼은 이 기회를 틈타 비비의 입술을 이마에 못박았다. 비비를 잡은 뒤, 털은 가발로 만들었고, 피는 옷감을 물들였으며, 고기를 먹으면 귀신을 볼 수 있었다. 이시진은 비비를 묘사하면서 그 발바닥과 가죽을 먹는 사람들의 경우를 제시했다.


그림 2.5-본초강목에 실린 비비

마지막으로, 죽은 사람의 뇌와 간을 먹는 괴물로 넘어가기 전에, 이시진은 산에 사는 괴물을 몇 가지 나열했다. 본초강목 이전과 이후의 저술에서는 이들을 귀신 및 악령과 함께 묶거나 동식물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이시진은 산에 사는 괴물을 (비비의 하위 항목으로) 수부(獸部)에 포함시킴으로써 인부(人部) 바로 앞에 실었다. (이시진이 본초강목에서 사용한 분류법이 유사성에 기반한 것임을 고려했을 때, 분류 항목 상 두 동물을 나란히 배치했다는 것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산에 사는 괴물은 종종 다리가 한 짝 밖에 없거나, 발이 뒤로 돌아가 있거나, 키가 매우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 같은 존재 혹은 사람에 닮은 모습이라고 언급되었다. 몇몇 괴물은 사람처럼 말을 했고, 사람처럼 동족이 죽었을 때 땅에 묻었으며, 심지어 사람과 함께 도깨비 시장에서 교역을 하기도 했다. 돌을 이용해 조개를 잡았고, 불에 구워먹었다. 남방에 사는 (발이 뒤로 돌아간) 외발 짐승 한 쌍, 즉 "산장(山丈)"과 "산고(山姑)"[3]는 밤중에 문을 두드리면서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이 괴물들은 밤중에 인가로 숨어들어가 부인들과 교접하곤 했고, 이로 인해 질병이 퍼졌다. 이들을 집에서 쫓아내려면 괴물의 이름을 부르거나, 3천년 묵은 두꺼비를 찾아서 괴물을 씹어먹게 하거나[4], 단순히 내 품행거지를 바르게 하는 방법이 있었다. 앞에서 본 원숭이-형(型) 동물처럼, 이 괴물들도 남쪽에 사는 경우가 많았고, 고기를 취해 요리해 먹을 수 있었다. (이시진은 괴물 고기 요리 레시피를 제공했다.)

요약하자면, 위와 같은 생물체를 논하는 것은 몇 가지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첫째, 윤리적 품행이 분류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괴생명체가 인간과 유사해 보이는 한 영역이다: 많은 경우 이들은 효성 깊고 예의바랐다. 또 눈에 띄는 것은 괴생명체의 모습과 습성에서 인간과의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몇몇 괴생명체는 장터에서 인간과 교역을 하기도 했다. 그들은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했으며, 사람과 교미했고, 사람 같은 성역할로 구분되었다. 본초강목에서 동물의 생리를 논한 경우는 원숭이와 설인 형(型) 생명체를 제외하면 몇 안 되었고 이들의 생리혈은 치료제로 또는 마법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처방했다. 이들 반인반수는 많은 경우 사람과 교미했는데, 성, 번식행위, 약물의 성별은 인괴(人怪)의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윤리성유사성이라는 이 두 가지 사안은 본초강목의 다음 인부(人部) 항목에서도 역시 중심무대를 차지했다. 

인부(人部)와 수부(獸部)를 묶고 두 항목 내의 논의를 연결한 세 번째 사안이 있는데, 바로 먹는 것의 중요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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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무 크게 웃는 나머지 윗입술이 눈을 가렸다."
아무래도 오랑우탄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대적인 "종"의 개념이 존재하기 이전의 동물 분류인 만큼, 성성이=오랑우탄이라는 등식을 그려서는 안 될 것이다.
비비와 성성이가 오랑우탄의 습성을 공유하고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다.
Nappi 교수가 원, 미후, 성성, 비비를 (regular) monkey, macaque, orangutan, baboon 같은 식으로 현대의 종에 대입하지 않고 그대로 부르는 이유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2] Nappi의 번역문에는 갑자기 아랫입술(lower lip)이라고 나오는데, 앞과 마찬가지로 윗입술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초강목이라는 텍스트의 성격 자체가 인용하거나 번역하는데 틀리기 쉽기라도 한걸까?
서유기의 13. 타룡 기사에서 주석 3도 참조.

[3] 산장(山丈)과 산고(山姑)
서유기의 19. 야마온나, 22. 야마와로 기사 참조.

[4] 두꺼비 입 조이기!!
"미후는 장수하는 짐승이었는데, 그 동안 여러 번 탈바꿈을 할 수 있었다: 800년이 지나면 미후는 원(猿)으로 변했고, 천년이 지나면 두꺼비로 변했다." 


두꺼비에 대해서는, 적륜 님의 "이상한 나라의 교시로" 시리즈 中 

임근준 님의 두꺼비 선인 공부 (2016.03.15)
참조.

덧글

  • 역사관심 2018/05/05 08:36 # 답글

    와 오랑우탄 영상 진짜..... ㅋㅋ
  • 남중생 2018/05/05 21:12 #

    오랑우탄의 “시그니쳐 스마일”을 말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선 포스팅(http://inuitshut.egloos.com/1933291)에는 “말하는 오랑우탄” 영상도 추가로 올렸습니다!
  • 역사관심 2018/05/05 10:45 #

    오 잘보겠습니다 ㅎㅎ
  • 로그온티어 2018/05/05 12:48 # 답글

    그래서 수인러들을 욕하면 안됩니다
  • 남중생 2018/05/05 13:16 #

    잌ㅋㅋㅋㅋ 결론이 ㅋㅋㅋ
  • 미군철수 없으면 반역 2018/05/06 09:02 # 답글

    예인을 전아라 한 것이 강치에서 나왔듯이 인간의 상상력이란 게 실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죠.

    일주서(逸周書 先秦)
    穢人前兒 前兒若獮猴立行聲似小兒 예인(濊人)은 전아(前兒)다. 전아는 원숭이처럼 생기고 서서 다니며 어린애와 같은 소리를 낸다.
    http://qindex.info/d.php?c=852#867

    1778 동사강목(東史綱目)
    지금 울릉도(蔚陵島)에 가지어(嘉支魚, 人魚를 말한다)가 있는데 바위 밑에 굴을 파고 살며 비늘이 없고 꼬리가 있으며 어신(魚身)에 네발이 달렸는데 뒷발이 매우 짧다. 육지에서는 잘 달리지 못하나 물에서는 나는 듯이 다니며 소리는 어린애와 같은데, 그 기름은 등유(燈油)로 쓸 만하다 하니, 전아라는 것은 아마 그런 유인가?
    http://qindex.info/d.php?c=852#868
  • 남중생 2018/05/06 10:48 #

    네, 앞서 말했다시피 경계 인간 혹은 경계 생물을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강치라는 것은 동사강목의 해석인 것인데 그걸 유래라고 여기다니, 나와 남을 구분하고 전후를 헷갈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 미군철수 없으면 반역 2018/05/06 12:02 #

    가장 유력한 해석이죠.
  • 남중생 2018/05/06 13:36 #

    해석과 유래는 다르다고 분명히 위에 썼고, 사람 흉내도 잘 해야 한다고도 한참 전에 쓴 걸로 기억합니다.
  • 미군철수 없으면 반역 2018/05/06 14:03 #

    유래에 대한 가장 유력한 해석이죠.
  • 남중생 2018/05/06 14:15 #

    네... 저는 걸어다니는 강치와 같이 살아보지를 못해서 유력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 미군철수 없으면 반역 2018/05/12 11:43 #

    맥과 강치가 있어 요흑사가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http://qindex.info/d.php?c=4671
  • 남중생 2018/05/12 19:02 #

    네, 걸어다니는데 안 흥미로울 수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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