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수심에 가득찬 눈빛의 원숭이, 미후! - On Yeti and Being Just (5) 예티와 인의예지!


▲그림 2.1 - 미후


설문(說文)이라는 옛 사전에 따르면, 미후(獼猴)라는 짐승(그림 2.1 참조)은 오랑캐(胡)의 후손처럼 생겼으며[1], 심지어 오랑캐의 방언으로 마류운(馬留云)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다고 이시진은 언급했다. 본초강목에서 미후는 서식지가 남쪽에 자리잡은 "이상한" 동물에 속했으며, 이 우류(寓類) 항목[2]의 동물들은 많은 경우 중국 남부의 산과 숲에서 산다고 여겨졌다. 이시진은 스스로 설문에 나와있는 내용에 첨언하기를, 미후의 눈빛이 걱정하는 오랑캐와 같다고 적었다.
이시진은 미후와 인간의 유사성 여러 개를 상세히 적었다: 미후의 생김새, 손발, 걸음걸이, 임신기간, 울음소리가 모두 사람을 닮았다. 미후는 세수를 했으며 길들일 수 있었다. 마경(馬經)에 따르면, 사람들은 미후를 마구간에 두어서 말이 병에 걸리는 것을 막았다[3]: 미후의 생리혈을 매달 말이 먹는 여물에 위에 뿌려서 질병을 예방한 것이다. 이는 이시진의 약물 설명에서 성별이 갖는 역할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미후를 제외하고는 본초강목에서 동물의 생리혈을 약으로 처방한 사례가 없다시피 한데, 이는 동물과 사람의 경계라는 미후의 지위를 한결 더 강조한다. 남쪽에 사는 사람들과 월(粤), 파요(巴徼) 지방 사람들은 미후의 머리통과 고기를 별미로 먹었다고 한다.[4]


원문 출처: Carla Nappi, "On Yeti and Being Just" in Aaron Gross and Anne Vallely, eds., Animals and the Human Imagination: A Companion to Animal Studie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2012), 59.
-------------------------------------------------------------------------------------------

[1] Carla Nappi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이 본초강목의 총괄적인 연구였고, 이 논문 내용을 가지고 영향력 있는 책도 출판한 것을 감안하면, 미후 관련 부분의 번역은 다소 의아하다.

본초강목의 원문을 확인하면, "(미)후는 호인(
胡人)을 닮았고, 그렇기 때문에 호손(胡孫)이라고 불린다."고 되어있다.
(猴形似胡人,故曰胡孫。)
여기서 "호손"은 아래의 "마류운"과 마찬가지로 타 언어의 단어를 그대로 음차한 것임에도 구태여 뜻을 부여한 것이라고 역자는 생각한다.

[2]
"이상한" 짐승이라는 뜻의 우류(寓類)와 괴류(怪類) 항목은, 원숭이(猿), 원인(猿人), 시체를 먹는 이들, 빅풋 같은 생명체, 색욕이 왕성한 야녀(野女)를 포함했다.

[3] 養馬者廄中畜之,能辟馬病,胡俗稱馬留云 
음차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말 우리에 둔다는 의미를 굳이 살려서 "馬留云"이라고 쓴 것을 참고.

[4] 《異物志》言:南方以獼猴頭爲鮓。《臨海志》言粤民喜啖猴頭羹。又巴徼人捕猴,鹽藏,火熏食,云甚美。
 ... 원숭이 골은 대체로 절여먹는다고 한다.


핑백

  • 남중생 : 야생의 여자가 나타났다! - On Yeti and Being Just (1) 2018-05-02 00:55:44 #

    ... 쪽에 자리잡은 "이상한" 동물에 속했으며, 이 우류(寓類) 항목의 동물들은 많은 경우 중국 남부의 산과 숲에서 산다고 여겨졌다.(걱정스러운 눈빛의 원숭이, 미후! - On Yeti and Being Just 5) "이상한" 짐승이라는 뜻의 우류(寓類)와 괴류(怪類) 항목은, 원숭이(猿), 원인(猿人), 시체를 먹는 이들, ... more

  • 남중생 : 본초강목에서 분류한 여러가지 원숭이 2018-05-02 23:00:11 #

    ... 전 포스팅</a>에서 호손(胡孫)의 경우와 함께, Nappi 교수의 한문 해독 능력이 의심되는 부분이나, 본초강목의 다른 사본(?)을 참조했을 가능성도 염두에는 두고 있다. [2] "야녀는 인간 남자를 찾아 숲속을 거닐다가 불행한 나그네를 포로로 끌고가서는 강제로 교미했다."(야생의 여자가 나타났다! - On Yeti and Being Just 1 中) "남쪽에 사는 사람들과 월(粤), 파요(巴徼) 지방 사람들은 미후의 머리통과 고기를 별미 ... more

  • 남중생 : 인간과 동물의 윤리성. 유사성, 특이점 - On Yeti and Being Just (8) 2018-05-04 22:09:45 #

    ... 본초강목에서 동물의 달걸이를 논한 경우는 원숭이와 설인 같은 존재를 제외하면 몇 안 되었고 이들의 생리혈은 치료제로 또는 마법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처방했다.</a> 이들 반인반수는 많은 경우 사람과 교미했는데, 성, 번식행위, 약물의 성별은 인괴(人怪)의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윤리성과 유사성이라는 이 두 가지 사안은 본초강목의 다음 인부(人部) 항목에서도 역시 중심무대를 차지했다. 인부(人部)와 수부(獸部)를 묶 ... more

  • 남중생 : 할고 풍습의 수난 시대 - On Yeti and Being Just (9) 2019-03-28 19:09:36 #

    ... 한 이유는 해당 설화가 불교에서 유래해서가 아니라, 할고 행위를 칭송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심되었기 때문이었다." 예티와 인의예지 - 1부, 2부, 3부, 4부, 5부, 6부, 7부, 8부 참조.-------------------------------------------------------------------------- ... more

덧글

  • 바람불어 2018/05/02 06:15 # 답글

    지금이야 당연히 사람은 사람, 짐승은 짐승, (환상속의) 괴물. 이렇게 확연히 구분을 하죠. 근데 예전에는 사람(문명인)을 제외한 야만인, 짐승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기괴한 존재 등의 경계가 명확하지않았나봅니다. 이 괴인류 글 자체가 그런 시대의 인식을 보여주는 시리즈인듯요.
  • 남중생 2018/05/02 14:30 #

    그렇습니다. 과학 이전의 과학에 대한 글입니다!
  • 네비아찌 2018/05/02 08:14 # 답글

    미후는 오랑우탄을 지칭한 거 같네요^^
  • 남중생 2018/05/02 14:31 #

    오, 그런걸까요? 앞으로 미후와 비슷한 다른 동물들도 소개해보겠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