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카타이-퍼시픽 IC를 찾아라! 마음에 들 지도?

곤여만국전도의 낙타-소는 어디서 왔는가? 포스팅은 우르바노 몬테 지도(아래)의 지명을 곤여만국전도에 비정하면서 끝맺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북아메리카 이야기만 하다가 정신이 팔려서 못 다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다음엔 키비라/기미납국 부연설명을 했고요^^)

그렇다면 이제 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아니안 해협에서 아시아 내륙으로 훅 들어올 수 있는 강이 하나 보이네요. (빨간 네모)
그 이름은 폴리삭 강(Polisac Rio)!


이 강이 왜 중요하냐고요?

바로 1643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의 탐험 선단이 찾아나선 강이 바로 저기였기 때문입니다. (금섬, 은섬은 사이드 퀘스트였죠...)



카타이 내륙 진입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는 폴리삭 강이 바로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찾아내야 하는 목표물이었습니다. 


먼저 바타비아에서 몰루카 제도를 거쳐 트레나테항에서 일차 정박한 다음, 필리핀 제도 동쪽으로 북진을 해서 태평양을 올라갑니다. 일본의 혼슈 인근에 5월 20일에서 25일 사이에 도착한 다음 북/서북 방향으로 진행하여 일본 열도의 북단까지 도달한 다음 일본에서 ‘에소’라고 부르는 지역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한 후 시간을 지체하지말고 마르코 폴로가 말한 카타이의 큰 강 입구에 있다는 무역항 얀지오(Jangio)와 브레마(Brema)를 6월 15일에서 20일 사이에 찾아가도록 합니다. 
무역이 끝나면 8월초에 북으로 출발하여 다시 동남으로 방향을 바꿔 일본의 동쪽 끝 혹은 아메리카(!)의 서해안에 도착한 다음, 2-3주 정도 아메리카 해안을 탐사하고, 8월 25일 이후에는 금섬과 은섬을 찾아본 다음 귀로에 오른다.

전에 이야기드렸듯이 VOC 선원들은 일본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당합니다. 

이들이 맞이한 것은 한때 크리스토방 페레이라리암 니슨라고 불렸던 예수회 선교사, 그러나 지금은 변절자이자 막부의 하수인인 사와노 츄안이었죠.


츄안이 지도를 보고 타타르 지방을 가리키고는 "이런 내륙 지방에 바다를 통해 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묻자,

네덜란드 선원들은 "Polisange라는 큰 강이 있어 내륙에서 80~100 마일을 흘러가 바다로 만나는 지점이 타타르 동해안 북위 56도 지점입니다."라고 대답하죠. 


오오, Polisange! 우르바노 몬테 지도의 Polisac 강이군요.

▲지도 상의 위도도 대략 일치합니다.


이처럼 옛 지도에 나타나는 지리적 상상은 대체로 희망사항을 반영했습니다.

부유한 아시아 내륙지방(중국)과 직접 교역하고 싶다는 유럽인들의 바람이, 
마르코 폴로의 모호한 설명과 뒤섞여 폴리삭/폴리상게 강에 대한 환상으로 나타난 것이죠.

그리하여 마르코 폴로가 이야기한 남중국의 안남과 여러 부유한 무역항의 이야기는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통해 쉽게 도달할 수 있어 보이는) 동북아시아 끝에 자리잡은 것입니다.


"실은 최근의 연구는 처음 마르코폴로가 언급한 아니우 혹은 아니움 Aniu/Anium은 아마도 통킹만의 안남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곳의 무역항 얀지오나 브레메도 남중국의 항구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네덜란드 선원 취조 기록의 출처는, 
Reinier H. Hesselink, Prisoners from Nambu (Honolulu: University of Hawai'iPress, 2002), 74.

덧글

  • 까마귀옹 2018/04/21 08:57 # 답글

    아마도 통킹만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남중국해 연안 항구들을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것 같군요. 하이퐁, 하노이(항구는 아니지만)는 물론이고 광동 지역 연안 항구들-광저우라든가-이라면 마르코폴로 이전부터 번창한 항구들이니 헷갈려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 남중생 2018/04/21 09:11 #

    맞습니다. 그 항구들이 시베리아 동해안까지 북상한 것이지요. ㅎㅎ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