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사람, 짐승, 괴물 - On Yeti and Being Just (3) 예티와 인의예지!


인괴(Human Oddities)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은 괴물에 대해 조금 아는 편이었다. 오늘날 중국에서 근대 과학과 의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의사이자 본초학자 이시진은 한 평생 자연계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몰두했다. 이시진이 저술한 본초강목은 약물과 복용 방법에 대한 정보를 담은 방대한 총서였는데, 이 책에서 그는 돌, 식물, 동물, 기타 자연물을 가장 기초적인 것(물, 불, 흙, 돌)에서 시작하고 인류에서 정점을 찍는 위계질서로 분류했다. 항목 간의 경계에 자리잡은 개체와 어떤 변화 양상을 통해 이들 개체가 발생하는지에 가장 매혹당한 이시진은 분류하기 어려운 사물(物)에 대해 고민하는데 본인이 쓴 본초학 대사전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시진이 보기에, 인간은 자연계에서 가장 문제적인 개체에 해당했다.

이시진은 동시대 인물 여곤(呂坤, 1536-1618)과 같은 가정으로 시작하였으나 몹시 다른 결론에 다다랐다. 이시진에 따르면 사람과 사물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氣)는 우주 전체에 스며서 존재를 이루는 생동력인데, 이 보편적인 기(氣)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경계는 보다 유동적으로 변했다. 이시진은 대우주의 변화 과정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느낀 이상하게 생긴 사람의 경우를 본초강목 중 "인괴" (人怪)[1]에 할애한 특별 항목에서 잔뜩 나열했다. 그러나 인간의 변형은 종종 익숙하고 예측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 박학한 학자나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는 이와 같은 변화를 알 필요가 있다고 이시진은 주장하면서, "인괴" 항목을 책의 맨마지막에 포함시킨 것을 정당화하였다.

불임이거나 양성구유 여성이 있었고, 마찬가지로 성별이 모호한 남성도 있었으며, 달을 나눠 남자와 여자로 행동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사람(人)이었지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형태는 갖췄으나, 생식기능은 없었던 것이다. 몇몇 부족 사회의 여성은 임신기간이 6개월에서 3년 사이를 오갔다. 자궁 속 정상적인 기의 통로가 어지럽혀지면 아이는 어머니의 갈빗대, 머리, 등에서 태어났다. 제왕은 독특한 방식으로 태어났는데, 물집 잡힌 데서 태어나기도 했고, 부풀어오른 갈빗대에서 태어나기도 했다. 역사서에는 거인의 발자국을 밟거나 새알을 삼킨 여성이 임신한 이야기가 실렸고, 남자가 임신을 하거나, 젖이 나오거나, 아이에게 젖을 물린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니 별안간 성별이 바뀌는 일은 선례가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경우에, 공통된 흐름이 있었다: 위와 같은 이상현상이 이상하다는 것만은 틀림없었고 그런 만큼 역사 기록에 남길 가치가 있었으나, 논의 대상은 결국 모두 사람인데다가 제왕까지 있었는데 단지 우주의 정상적인 힘과 물질의 평상시와 다른 작용을 통해 탄생한 것이다.[2] 

사람이 벌레를 낳거나 사람이 알 또는 고기 덩어리에서 태어난 기록[3]을 살펴본 뒤, 이시진은 설득력있는 주장을 펼쳤다. 멀리 떨어지고, 길들여지지 않은, 접경지대에는 사람들은 워낙 기(氣)가 이상한 환경에서 태어난 나머지 머리가 셋 달렸거나, 꼬리가 달렸거나, 새 머리를 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 이 이상한 친구들은 본초강목의 자연 분류항목 중 인부(人部)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시진이 생각하기에 이들은 인간이더라도 "금수"에 가까웠으며;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사람들(同胞之民)과 너무 다르다고 생각한 나머지, 인부의 마지막에 위치함으로써 책 전체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자리잡게 하였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간단해보이는 분류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수부(獸部)를 마무리 짓고 인부(人部)가 시작하기 직전에 위치한 경계집단은 양쪽 항목에 모두 깔려있는 불안을 보여준다. "이상한" 짐승이라는 뜻의 우류(寓類)와 괴류(怪類) 항목은, 원숭이(猿), 원인(猿人), 시체를 먹는 이들, 빅풋 같은 생명체, 색욕이 왕성한 야녀(野女)를 포함했다.
--------------------------------------------------------------------------------------------------------------

[1] 19세기 후반 조선의 이규경은 "선천적 장애"의 경우를 인아(人疴)라고 불렀다. 

[2] 그러니 혼이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은 우주가 돕지를 않아서 제왕이 되지 못한다.

[3] 
"북방의 황제 제래(帝來)가 락룡군이 사는 지역 근처를 순방했을 때, 아내 구희(嫗姬)를 데려왔다. 락룡군은 구희를 보고 퍽 맘에 들어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 둘 사이에 아이를 갖게 되었다... 사실, 100명이나 낳았다. 아들만 100명. 그것도 한꺼번에 (알주머니에 든 100개의 알이 부화해서 100명의 아들이 태어났다). 그리고 그 아들 중 한 명은 웅왕(雄王)이 되어 새 왕조의 창시자가 되었다."

여기에 대해서 Liam Kelley 교수는 악어의 습성과 유사성을 지적한 적 있으나,

최근 들어 고대 베트남 문화와 악어의 연관성을 부정하시는 중이시다. 



원문 출처: Carla Nappi, "On Yeti and Being Just" in Aaron Gross and Anne Vallely, eds., Animals and the Human Imagination: A Companion to Animal Studie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2012), 56-58.

핑백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