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자기소개] 중세의 남중생 메타블로그

이쯤에서 제 소개를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중세 유럽의 신학자들은 성경을 이루는 글이 (서로 다른 전통에서 나온 나머지) 상충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그들의 머리 속에게 성경은 완전한 신의 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불일치가 있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완전한 윤리서(여야 하는) 성경이 야한 이야기를 할 때 해석에 해석을 덧붙여서 이해했습니다. 

작위적인 해석을 지어낸 것이 아니라, 중세인들에게는 그것이 올바른 해석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mori님의 성서가 야하면 어떻게 하나요 포스팅 참조.) 


동아시아의 중세 유학자들은 옛 경전을 이루는 글(예컨대, 4서 3경)이 더러 야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이들도 금세 마찬가지의 해법을 찾았죠. (불륜으로 시작하는 베트남 역사 포스팅 참조.)


여느 또래와 다름없이 학교 수업을 듣던 남중생은 국사 교과서에서 말하는 내용과 국어 교과서에서 말하는 내용이 불일치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특히 "고전 문학"의 해석을 두고 갈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것은 남중생에게 상당한 난제였는데, 교과서(두 권 모두)는 객관적으로 검증된 사실을 실은 (중세적인) 책이었기 때문이죠. 



네, 아직도 국어교과서와 국사교과서의 간극을 메우려고 골몰해 있는 남중생입니다. 

(부끄러우니, 이 글은 밸리에 보내지 않고 방명록으로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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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의 용모가 빼어남(奇偉)을 보고 (락)용군은 기뻐했다. 곧 잘생긴 젊은이(好兒郎)로 변신했는데, 풍채(豐姿)가 수려했다. 전후좌우(左右前後)에 시종이 따라붙어, 행차하는데 노래를 부르고 북을 치고 나팔을 불었다. 가짜로 궁궐을 세웠다. 구희는 용군을 기꺼이 따랐고, (이 둘은) 용대암(龍岱巖)에 숨었다. 


(見嫗姬容貌奇偉,龍君悅之,乃化作好兒郎,豐姿秀麗,左右前後侍從者眾,行歌鼓吹,虚建宮中。嫗姬悅從龍君,藏於龍岱巖。)

▲영남척괴열전(嶺南摭怪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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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가 왕이 오는 것을 보고 / 三女見君來

물에 들어가 한참 동안 서로 피하였다 / 入水尋相避

장차 궁전을 지어 / 擬將作宮殿

함께 와서 노는 것 엿보려 하여 / 潛候同來戲

말채찍으로 한번 땅을 그으니 / 馬撾一畫地

구리집이 홀연히 세워졌다 / 銅室欻然峙

비단 자리를 눈부시게 깔아 놓고 / 錦席鋪絢明

금술잔에 맛있는 술 차려 놓았다 / 金罇置淳旨

과연 스스로 돌아들어와서 / 蹁躚果自入

서로 마시고 이내 곧 취하였다 / 對酌還徑醉


▲이규보, 동명왕편 中 해모수와 유화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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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원 : 네 이놈, 양반을 모시고 나왔으면 새처를 정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로 이리 돌아다니느냐?

말뚝이 : (채찍을 가지고 원을 그으며 한 바퀴 돌면서) 예에, 이마만큼 터를 잡고 참나무 울장을 드문드문 꽂고, 깃을 푸근푸근히 두고, 문을 하늘로 낸 새처를 잡아놨습니다.

생  원 : 이놈 뭐야!

말뚝이 : 아, 이 양반, 어찌 듣소. 자좌오향(子坐午向)에 터를 잡고 난간 팔자(八字)로 오련각(五聯閣)과 입 구(口)자로 집을 짓되, 호박 주초(琥珀柱礎)에 산호(珊瑚) 기둥에 비취 연목(翡翠椽木)에 금파(金波) 도리를 걸고 입 구자로 풀어 짓고, 쳐다보니 천판자(天板子)요, 내려다보니 장판방(壯版房)이라. 화문석(花紋席) 칫다 펴고 부벽서(付壁書)를 바라보니 동편에 붙은 것이 담박영정(澹泊寧靜) 네 글자가 분명하고, 서편을 바라보니 백인당중 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가 완연히 붙어 있고, 남편을 바라보니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북편을 바라보니 효자 충신(孝子忠臣)이 분명하니, 이는 가위 양반의 새처방이 될 만하고, 문방 제구(文房諸具) 볼작시면 옹장 봉장, 궤, 두지, 자기 함롱(函籠), 반다지, 샛별 같은 놋요강, 놋대야 받쳐 요기 놓고, 양칠 간죽 자문죽을 이리저리 맞춰 놓고, 삼털 같은 칼담배를 저 평양 동푸루 선창에 돼지 똥물에다 축축 축여 놨습니다.

생  원 : 이놈 뭐야!

말뚝이 : 아, 이 양반, 어찌 듣소, 쇠털 같은 담배를 꿀물에다 축여 놨다 그리 하였소.

양반들 : (합창) 꿀물에다 축여 놨다네. (굿거리 장단에 맞춰 일제히 춤춘다. 한참 추다가 춤과 음악이 끝나고 새처방으로 들어간 양을 한다.)

양반들 : (새처 안에 앉는다.)  


▲봉산탈춤의 제6과장(科場) 양반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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