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삼학사는 어떻게 조선의 텐지쿠 토쿠베에가 되었나? 용틀임하는 동아시아 근세


양원 이공에게 쓰는 답장(答梁園李公書)

"그리고 김후재집에 보면 오, 윤 두 학사가 오삼계의 군중에 들어가 배편으로 그 소식을 우리에게 보냈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허무하다.
(성해응, 연경재전집, 풍천록 中)

둘 다 들어갔다고...? 성해응 씨 원래 글 인용을 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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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제가와 서호수가 "개국방략"이라는 사료를 발견합니다.

"상고하건대, 삼학사가 의를 지킬 때에 장경(章京) 등이 우리나라 사람을 일절 금하였기 때문에, 외양문(外攘門) 밖에 나간 이후의 일은 지금까지 아득히 밝혀지지 않았다. 공사(公私)의 기록이 다 그 종말을 알지 못한다고 하였고 심지어는 황당무계한 소문까지 있게 되었다. [어떤 이는 전하기를, ‘청 나라는 삼충(三忠)을 죽이지 않았다. 홍 충정(洪忠正)은 남제(南齊)로 유배되어 오삼계(吳三桂)의 군중(軍中)에 들어갔고, 윤 충정(尹忠貞), 오 충렬(吳忠烈)도 모두 먼 곳으로 유배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홍충정유산기(洪忠正遊山記)’를 위작(僞作)한 자까지 있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서호수의 연행기, 1790 中)

홍충정 유산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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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학사가 순절한 것은 정축년 3월 초5일이다. 오, 윤 두 학사가 순절한 것은 정축년 4월 19일이다. 그런데 김후재 서간집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청인들이 오학사를 죽이지 않고, (오학사는) 오삼계 군중에 숨어, 삼계가 청에 반기를 들기에 이르자, 학사는 배편으로 우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나이로 증험하였다." 또 (윤 학사의 동생) 진사 윤유는 형의 상례를 치뤘는데, 훗날 (윤) 학사를 심양에서 본 사람이 있었다. 윤유는 그런 (상황에서의) 예를 김신재 선생에게 질문했다. 두 신하의 순절은 분명하지 못하다. 황문경의 경원배신전에 보면, 그 죽은 바를 알지 못한다고 되어있으니, 어찌 이를 의심하겠는가.

정종(정조) 경술년에 사신들이 연경에 갔다. 그곳에서 "개국방략"이라고 하는 책을 보았더니, "숭덕 2년 3월 갑신날에 조선국 신하 홍익한 등을 처단함으로써, 대의를 들어 명나라를 두둔하고 맹약을 저버린 채 군사를 일으킨 죄를 다루었다."라고 되어 있었다. 
(이하 생략)

(성해응, 연경재전집, 풍천록2 中)

오오, 사흘 만에 부활하신 윤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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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로 정리해보죠.^^

"임진왜란과 동남아시아의 관계에서 흥미를 끄는 인물로 덴지쿠 도쿠베(天竺德兵衛)라는 사람이 있다. 조완벽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인 스미노쿠라 료이의 아들인 스미노쿠라 요이치(角倉與一)의 선단(船團)에 소속된 덴지쿠 도쿠베는 1626년에 태국을 다녀왔다. 또 17세기에 일본에 정착해 살고 있던 네덜란드인 항해사 얀 요스텐 반 로덴스타인(Jan Joosten van Loodensteyn)을 따라서 천축(天竺), 즉 인도에 다녀왔기 때문에 그의 이름에 ‘천축’이 들어갔다고 한다. 뒤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천축이란 동남아시아를 가리키는 것 같다. 아무튼 그는 말년에 자신의 경험담을 ‘천축 도해 이야기(天竺渡海物語)’라는 제목으로 남겼는데, 이 책으로부터 덴지쿠 도쿠베를 둘러싼 기이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즉 그가 인도에서 기독교 마법을 배워왔으며, 사실 그는 임진왜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일본에 잠입해 있던 진주 목사 김시민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에도시대의 인기 엔터테인먼트인 가부키(歌舞伎)의 명작 ‘덴지쿠 도쿠베 이국 이야기(天竺德 兵衛韓)’에서는 복수가 실패하고 정체가 탄로난 김시민이 처형되기 직전, 마침 처형장에 와 있던 덴지쿠 도쿠베에게 “내가 너의 아버지다. 너는 조선인이고 조선의 복수를 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할리우드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5-제국의 역습’에서 악의 축인 다스 베이더가 루크에게 “내가 너의 아버지다(I am your father)”라고 말하는 반전에 맞먹는 순간이다. 이로부터 자신의 사명을 깨달은 덴지쿠 도쿠베는, 일본 문화에서 악의 상징인 두꺼비를 타고 기독교 요술을 부리며 일본을 전복하려 하지만 실패한다는 스토리다. 당시 가부키는 1박2일 동안 상연했는데, 희한한 외국 옷을 입은 덴지쿠 도쿠베가 연기를 내뿜는 거대한 두꺼비를 타고 무대에 나타나는 장면은 한여름 밤의 열기를 식힐 ‘납량특집’에 어울리는 설정이었다.

(중략)

조완벽이나 모리모토 우콘다유는 각자의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17세기 전기의 동남아시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일본인이 다수 살고 있었다. 이 시기에 도쿠가와 막부는 일본인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고, 해외에 살고 있던 일본인이 귀국하는 것 역시 금지했다. 배교(背敎)하지 않은 일본 국내의 가톨릭교도들은 순교하거나 동남아시아로 망명길을 떠나야 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교섭을 담당한 나이토 조안(內藤如安, 세례명 Joan)이나, 전국시대 말기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활동을 한 바 있는 다카야마 우콘(高山右近, 세례명 Justo) 등도 추방되어 필리핀 마닐라에서 죽었다. 추방령에 의해 일본을 떠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살아야 했던 자가타라 오하루(じゃがたらお春, Jeronima)라는 여성이 고향을 그리워하여 보냈다고 하는 ‘자가타라부미(じゃがたら文)’라는 위조 편지가 근세 일본에서 인구에 회자되었다. 이러한 편지가 위조되어 나돌 정도로 당시 일본인들은 동남아시아로 떠난 사람들에 대해 관심과 연민을 갖고 있었다."
(김시덕 교수님의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中 11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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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여의고 조국에 편지를 띄운 복건 번왕의 사촌, 윤기봉
오삼계의 군중에 숨었다가 배편으로 편지를 보낸 오 학사
조선을 전복하러 오는 해도진인 정도령

조국을 잃은 사람들과
정신적 조국(명 제국)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은 해양과 대륙을 배경으로 하는 "극적인 재회와 복수"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덧글

  • 바람불어 2018/03/11 12:16 # 답글

    진주목사 김시민의 인상은 왜란때나 이후에도 좀 컸나봅니다.
  • 남중생 2018/03/11 13:04 #

    “진주목사”나 “목사의 아들”이 일본 대중문화에서 대표 악역 캐릭터로 자리잡을 정도니까요...
    텐지쿠 토쿠베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을 추천드립니다. (http://dylanzhai.egloos.com/m/3528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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