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거북아 거북아, 세금을 내어라 인도차이나 ~Indochine~

-------------------------------------------------------------------------------------------------

"중국"이 지배한 1천년 간 홍하 삼각주의 "행정"


필자는 한나라가 홍하 삼각주 일대를 제국 내에 편입한 이후 "중국"인들이 이 지역에 "행정" 체제를 설립했다는 주장을 자주 접한다. 예를 들자면, 최근에 필자는 기원후 몇 세기 동안 홍하 삼각주 일대에 "완전한 중국식 행정" 체제가 설립되었다는 글을 읽었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필자는 "행정"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무실을 떠올리고, 메모를 쓰고 다양한 정부 지침과 기록을 분류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또한 정부 관료가 각지에 파견되어, 서로 연결된 중앙 체계의 일환으로 협동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런데 이것이 "중국식 행정"의 모습이었을까? 수도에서는 그랬을지도 모르겠으나, 제국의 변경에서는 어땠을까?

어제 필자가 읽던 글에서는 당나라의 유교 관료 한유(韓愈)가 썼다고 알려진 글이 언급되었다. 한유는 꽤 여러 번 유배를 당하는 고달픈 삶을 살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유배된 곳은 조주(潮州)였는데, 오늘날 광동성의 동부에 해당한다.


당나라 때, 조주는 제국의 변경 지역이었다. 북쪽에서 내려온 한족 이주민과 지역의 선주민이 함께 함께 사는 곳이었다. 이들은 서로 문화적으로 달랐다. 

필자가 읽은 글에서 언급한 글은 "악어문(鱷魚文)"이라고 알려진 것이다. 이 글은 한유의 문화 세계와 악어의 세계 사이의 차이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가득하다.  

이 글의 요점은, 문예적 세계가 길들여지지 않은 세계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너희 보다 강하다 그러니 이를 인정하고 물러가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너희를 파괴할 것이다."[1]

이 "악어문"은 "중국식 행정"의 "행정 관료"가 제작한 글이다. 행정 관료가 악어에게 글을 썼다는 것에서 이미 이 "행정"이 오늘날 행정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악어문을 어떻게 악어에게 들려줬을까? 이는 기록에 없지만, 일종의 의식을 거행하면서 악어 근처에서 글을 읽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추측한다. (물론 너무 가까이는 아니었을 것이다...)

한유는 정말 악어가 실제로 글을 듣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2] 필자는 여기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하지만 한유는 아마도 악어에게 글을 읽는 자신의 모습을 지역 주민이 보기를 원했을 것이다.

악어와 마찬가지로, 지역 주민은 아마도 한유가 읽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거행되는 의식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눈으로 보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필자는 또한 악어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아마도 한유가 사람을 시켜 악어를 (그리고 어쩌면 지역 주민도) 죽였을 것이다. 

그 결과, 문맹 선주민이 이 모든 것의 "마법적인" 힘에 감탄했으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유는 분명히 선주민과 다른 옷을 입었고, 아마도 체계적인 의식을 거행하여 악어문을 읽었으며, 궁극적으로 악어는 죽었다. 

지역 주민의 시점에서 한유는 초능력을 쓰는 마법사 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한유의 다른 명령들도 따르게 되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매년 세금을 내는 것 말이다.[3]

그렇다면 이것이 제국의 변경에서 "중국식 행정"이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홍하 삼각주에 "중국인"들이 "행정" 체제를 설립했다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머리에 떠올렸다고 필자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는 기원후 1천년기 동안의 "중국의 통치"가 대개 이와 같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는 당시에 보편적인 통치술이었고, 전세계에 걸친 여러 문화권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

[1] 이거 뭔지 알아.

龜何龜何구 하 구 하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수 기 현 야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약 불 현 야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번 작 이 끽 야 구워서 먹으리.

龜乎龜乎出水路구 호 구 호 출 수 로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掠人婦女罪何極약 인 부 녀 죄 하 극 다른 이의 부녀를 빼앗은 죄가 얼마나 심한가.
汝若悖逆不出獻여 약 패 역 불 출 헌 네가 만약 거역하여 바치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입 망 포 략 번 지 끽 그물로 (너를) 잡아 구워먹고 말리라.

[2] 송나라의 불교학자인 계숭(契嵩, 1011-1072)는 과거에 한유가 글을 써서 악어를 쫓아내려 한 일을 비난했다.

계숭은 "악어는 곤충(昆蟲)에 해당하며 무지한 짐승(物者)이다. 어찌 한유(韓子)의 글을 이해했으리오?"라고 썼다.
(鱷魚乃昆蟲無知之物者也,豈能辨韓子之文耶)

악어(鱷魚)와 전근대 베트남사의 침몰 포스팅 참조. (한유의 악어문과 여기에 영향을 받은 베트남의 근대 위서 "반-떼 까-서우"에 대한 포스팅.)

[3] 누가 뇌법맨을 불렀는가?

핑백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