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이리오모테시마 악어의 발자취를 찾아서 (3) -- 구술자가 붓을 들 때 [특집]양자 악어 이야기

안케이 유우지 교수님의 연재글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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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오모테시마(西表島) 악어의 발자취를 찾아서 (3) -- 구술자가 붓을 들 때

카비라 에이비(川平永美) 저술, 안케이 유우지(安渓遊地) 편집 


▲ 그림1: 안케이 유우지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이리오모테 서부 지도에 조금 더 정보를 추가함.

(마리유두 폭포는 이 정도 대축척 지도 상에 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우치바나리 섬 위에 방목장(放牧場)이라고 표시된 곳과 같은 위도로, 
방목장과 이리야마 섬 최서단 사이의 거리 만큼 동쪽에 있다.)   


카노카와(鹿川) 마을에서 악어를 퇴치한 이야기

옛날, 이리오모테 섬의 카노카와 마을에 있었던 이야기를 씁니다. 이것은 카노카와 마을의 나이 드신(古老) 할아버지 할머니로 부터 옛날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악魚[1]를 퇴치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선 이 악魚가 어디에서 왔는지 확실히는 모릅니다. 악魚는 처음에 이나바 강에 무루유도[2](주: 소나이 방언으로는 마리유두. 마류-도 따위는 잘못. MA・RI・YU・DU라고 4박자로 발음)라고 하는 쿠모리(폭포 호수)가 있어서, 깊이도 깊은 쿠모리인데 이 커다란 쿠모리에 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서 조금씩 아래로 움직여, 우라우치 강으로 내려와 길을 헤메다가 바다로 나간 것입니다.
우라우치 강이 바다로 나가는 곳에 흰 모래사장(두두만 해변)이 있습니다. 그 모래사장에 비늘 달린 커다란 짐승이 잔 것 같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나이(祖納) 마을 앞에 있는 소토바나리지마(外離島)에 갔더니, 그곳의 백사장에도 잔 자국을 남겨놓았습니다. 그리고 아미도리(網取) 마을 서쪽의 백사장에도 또 사키야마 마을의 서쪽의 누바마 백사장에도 잠든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키야마 마을의 안쪽 해안의 베부라고 하는 곳에 커다란 바위가 있었는데, 그 바위 옆에 쿠모리(산호초 호수)[3]가 있습니다. (괴물이) 그 쿠모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림1)
어느날, 카노카와 마을의 사람들이 고기잡이 하러 와서 그 쿠모리에 망을 넣고 바닷물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 위에서 물고기를 보는 사람의 지도에 따라 쿠모리 안에 망을 넣었더니[4], 망 속에 야모리(물도마뱀)를 쏙 빼어닮은 커다란 형체가 보였습니다. 그러자 "서둘러 마을에 돌아가 창이랑 작살이랑 여러 도구를 가져와라"라고 말했습니다. 바닷물에 빠지는 것을 기다려, 내가 먼저 창으로 찔렀지만 비늘이 단단해서 창이 꺾여버리고, 도구는 하나하나 모두 부러져버렸습니다. 악어는 날뛰고, 모두 놀라서 달아났습니다. 악어는 뒤에서 쫓아옵니다. 도망칠 곳이 없어 뛰어다니다가 바위 위까지 쫓겨왔습니다.
그러던 중 오오히사 님이라는 사람이 뒤에서 유목(流木)의 통나무 막대기[5]로 내리쳤더니 약해져 쓰러져서, 모두 내리쳐서 퇴치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오히사 님이 힘이 장사라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이 악어를 마을에 들고 갔더니, 카노카와 마을에는 나그네가 자주 오기 때문에 나그네가 악어라고 가르쳐 주었다고 합니다.

이리하여, 구술자가 스스로 붓을 잡음으로써, 입 만으로 전승되어 오던 세계와 고문서의 세계를 단단히 묶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태껏 조사한 측에 일방적으로 캐물음 당하기만 하던 "질문받는 측", "조사받는 측"이 스스로 붓을 든 순간, 진정한 의미에서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사 만들기가 시작한 것은 아닐까?
카비라 에이비 씨를 비롯한 이리오모테 섬사람들은, 그러한 시도가 얼마나 풍성한 결과를 낳는지 가르쳐준다. (사진1)


(카비라 에이비, 이시가키 시 거주)

(안케이 유우지, 야마구치 현립 대학 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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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문은 ワニ魚. 괴물 고기(魚)로서의 인식이 잘 드러나도록 "악魚"라고 표기하겠다.

[2] 무릉도...?

[3] 폭포 호수와 산호초 틈 처럼, 물이 고인 곳은 전부 "쿠모리"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4] 조수 간만을 이용하거나 산 위에서 어군을 관찰하는 지도자가 있었다는 등 어로 풍습에 대한 묘사가 상세한데, 반면 이죠-키 나무껍데기에 대한 서술은 없다.

[5] 물고기를 마취시키는 용도가 아니라, 그냥 떠내려온 통나무를 우연히 GET...



"화자가 스스로 붓을 잡음으로써, 입 만으로 전승되어 오던 세계와 고문서의 세계를 단단히 묶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사 만들기"

▲안케이 교수님의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제 의견을 밝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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