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핑구의 악몽, 모래사나이, "아저씨"에 대한 공포 창작물의 원형을 찾아서~

제 생각에, 핑구의 악몽 에피소드는 어린이가 "아저씨"에 대해 갖는 공포를 나타내고 있어요.

그게 친척이든, 부모의 친구든, 혹은 그냥 동네 아저씨더라도
이 "아저씨"는 대개 무례하고 어린이의 자존감을 존중하지 않죠.


나를 멋대로 번쩍 들어올리거나
괜히 짓궂게 굴고, 심지어 내 장난감을 멋대로 다루죠. 

이 "아저씨"는 흔히 머머리에, (아빠와는 달리) 수염이 지저분하게 났고 
술에 취해 코가 벌개요. 특히 나를 괴롭힐 때 그렇죠...


아래는 E. T. A. 호프만의 모래사나이(Der Sandmann) 中 코펠리우스.

나는 간신히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내다보았어. 모래 사나이는 방 한가운데에서 아버지를 마주 보고 서 있었는데, 밝은 불빛이 그의 얼굴을 환히 비추었지. 모래 사나이, 그 공포의 모래 사나이는 바로 우리 집에서 가끔 점심 식사도 같이하는 늙은 변호사 코펠리우스였던 거야.

(중략)

우리 같은 어린아이에게는 울퉁불퉁하고 털복숭이인 그의 커다란 손이 특히 징그러웠어. 그의 손이 닿은 것이면 무엇이든지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였어. 그는 이런 사실을 눈치 채고는 심술궂게도 인자하신 어머니가 우리 접시 위에 몰래 놓아준 케이크나 맛있는 과일을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만져서는 우리들이 맛있게 먹어야 할 간식을 눈앞에 두고도 구역질과 혐오감으로 먹지 못해 눈물을 글썽거리는 걸 즐기곤 했지. 명절에 아버지가 우리에게 조그만 잔에 달콤한 포도주를 따라주어도 그는 그런 심술을 부렸지. 그는 어느새 손으로 유리잔을 만지작거리고 심지어는 술잔을 자신의 푸르스름한 입술에 갖다 대고는 우리가 울먹이면서 기죽은 목소리로 불평을 털어놓기라도 하면 정말 악마처럼 웃어댔어.

(중략)

그때 아버지가 두 손을 쳐들고 애원하셨어. 

"선생님, 선생님! 우리 나타니엘의 눈을 그냥 놔두세요. 아이의 눈은 제발 그대로 둬요!"

코펠리우스는 귀청을 찢을 듯한 요란한 웃음을 터뜨리고는 소리쳤어.

"그렇다면 저 아이가 눈알은 그대로 간직하고 이 세상에서 울어야 할 만큼 울도록 하지. 그러나 손과 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제대로 한 번 관찰해 보세." 

그러면서 코펠리우스는 뼈마디가 으스러질 정도로 우악스럽게 내 몸을 붙잡고는 손과 발을 잡아 뺐다가 다시 이리저리 집어넣었어. 그러다가 그는 쉰 목소리로 중얼거리거렸어. 

"어딘가 잘 들어맞지 않는군. 원래대로가 괜찮았어. 조물주는 제대로 이해를 한 거야."

그런데 내 주위가 온통 캄캄해졌고, 신경과 사지에 갑작스런 경련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나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렸어.


원래 섣달 그믐날(오늘)에 나례(儺禮)를 행하면서 귀신을 쫓는 풍속이 있죠? ^^
(동아시아의 할로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마(魔)가 끼지 않는 한 해 되세요~

덧글

  • 진냥 2018/02/16 02:11 # 답글

    썸네일이 너무 무서워요!!!ㅠㅠ
  • 남중생 2018/02/16 07:55 #

    샌드맨으로 검색하고는 저도 흠칫했습니다 ㅋㅋ
    진냥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CHEETAH 2018/02/16 22:18 # 답글

    썸네일이 무서워서 들어왔슴도ㅓㅏ..
  • 남중생 2018/02/17 11:27 #

    무서운만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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