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관음보살은 원래 남자였어... 창작물의 원형을 찾아서~

▲본문에는 나오지 않지만, 원래 천수관음도 이런 컨셉이었다고...

송대 초기에는 관음 신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관음보살이 여신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연화경(蓮華經, Lotus Sutra)에 그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었다. 연화경에는 관음이 취할 수 있는 33가지 형태를 나열했는데 그 중 7개는 여성(비구니, 여성 평신도, 부자의 아내, 고관의 아내, 브라만의 아내, 어린 소녀, 궁녀)이었다. 관음은 서원(誓願)하는 자의 요구사항이나 처지에 따라 이런 다양한 모습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나라 말까지 관음의 형상은 남성, 또는 남녀혼성[1]의 형태를 취했다. 확실히 여성의 모습을 한 관음상의 가장 이른 사례는 사천 지방의 다쭈(大足) 석굴에서 볼 수 있다. 이 사원은 송대에 지어졌다. 흰 옷을 입은 관음(白衣觀音)은 10세기에 이르러 대중적인 신앙의 대상이 되었는데, 의심의 여지 없는 여성적 형태를 취했다. 어쩌면 이는 중국 현지의 불경(indigenous scriptures)에서는 백의관음이 모범적인 서원자(誓願者)에게 아이를 점지하는 여신이라고 밝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상천축사(天竺寺)[2]의 관음상은 백의관음으로 알려졌는데, 여성형태의 관음보살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다. 수월관음은 아마도 송대에 가장 널리 퍼진 관음의 형태인데, 여전히 남녀의 구분이 어려운(androgynous)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명대에는 수월관음이 영파(寧波) 인근의 섬에 위치한 보타산(普陀山)[3]의 사원과 불가분의 관계가 지어졌는데, 이곳의 관음은 대개 여성형으로 묘사되었다. 명청대에 가장 중요한 관음 성지로서의 보타산의 지위는 관음이 완전히 여성의 모습으로 바뀌는데 크게 기여했다. 

(중략)

관음의 여성 형상은, 송대의 다른 여러 여신 신앙과 함께 보았을 때, 자비의 "여성화"라고 부를 수 있는 파급 현상을 증명해보인다. 남신(男神)들은 올곧은 군주나 관리의 역할을 맡아, 사회 규약의 충직한 수호자이자 도덕법칙의 고지식한 집행자로 비춰진 반면에, 여신은 죄인이 겪는 시련에 대한 깊은 측은지심을 내비쳤다. 여신 신앙의 등장과 자비의 여성화 현상은 종교신앙(devotional cults)에서 여성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삶과 걱정에 특화되어있는 신앙은 송대 이후에나 나타난다. 예를 들어, 관음이 아이를 점지하고(Deliverer of Children, 送子觀), 순산을 돕는(patron of childbirth)데 특화된 이미지는 1400-1600 경에만 나타난다.[4] 관음의 이러한 성격이 연화경에 분명히 언급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북부의 여신(娘娘) 신앙도 명대에 처음 발달하기 시작한것으로 보인다.

Von Glahn, Richard. The Sinister Way: The Divine and the Demonic in Chinese Religious Culture. (Berk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04) pp. 148-152.

===================================================================================================

[1] 원문은 androgynous인데 자웅동체/양성구유라는 것은 아니고, 성별을 알아보기 힘든 무성(asexual)으로 그렸다는 뜻이 아닐까.

[2] 항저우에 삼천축사(상, 중, 하)가 있다. 

[3] 이전 포스팅에서 ☆조상님들의 찬란했던 과거☆를 갈망했던 히라도 번주 마츠라 세이잔(松浦靜山)은 平戸考 같은 저서에서 보타산은 일본과 중국의 경계에 있으며 과거 일본 땅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막부의 개입을 요청하지만 무산되었다고... (이래서 환빠는 안 된다.)

[4] 앞서 언급한 모범적인 서원자(誓願者)에게 아이를 점지하는 여신(a goddess who granted children to worthy supplicants)인 백의관음과 달리, 아이를 점지하는 관음(Deliverer of Children) 즉 송자관음은 임신출산에 특화된 관음 신앙이다. (아래 덧글 참조. ???님 감사합니다!) 






▲거의 이거에 맞먹는 충격...



핑백

덧글

  • ??? 2018/01/25 13:19 # 삭제 답글

    백의관음은 불경에 근거를 둔, 관음의 33신중 하나입니다. 딱히 여성이라고 묘사된것은 아닌데, 본문의 기술처럼 중국에 오면서 여성화되었습니다. 송자관음은 이와 달리 딱히 경전에 등장하지 않는 별도의 관음인데, 아마도 비슷한 역할로 신앙되던 중국 토착신이 관음화된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관음의 여러 모습중 하나'로 나오는 백의관음과 달리 송자관음은 특화된 전업신이죠.
  • 남중생 2018/01/25 13:29 #

    오오, 설명 감사합니다. 그럼 뒤에 "송자관음"(1400-1600)이라고 이름붙인것은 이전의 "아이를 점지하기도 하는~" 백의관음과 달리, 아예 임신출산에 특화된 관음이라는 것이군요.
  • ??? 2018/01/25 23:26 # 삭제

    뭐 그렇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관음 브랜드가 대박치니까 등장한 중국산 짝퉁 관음이라고나......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