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츠코시 백화점 옥상의 열대어 - 나카지마 아츠시의 호랑이 사냥 (2) ~창작물의 원형을 찾아서~

이상의 "날개"에 등장하는 미츠코시 백화점 옥상의 금붕어는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나카지마 아츠시의 "호랑이 사냥"에도 비슷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물론 후자의 배경이 되는 시점은 작가가 실제로 경성의 초,중학교를 다닌 시점을 생각할 때 1920년 경이라고 여겨집니다. 
열대어 수족관을 계속 유지할 수가 없으니 금붕어로 교체한 걸까요?

이상, 날개(1936) 中

나는 어디로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시간 후에 내가 미쓰꼬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온 스물 여섯 해를 회고하여 보았다. 몽롱한 기억 속에서는 이렇다는 아무 제목도 불거져 나오지 않았다.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허리를 굽혀서 나는 그저 금붕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금붕어는 참 잘들도 생겼다. 작은놈은 작은놈대로 큰놈은 큰놈대로 다 싱ㅅ이하니 보기 좋았다. 내려 비치는 오월 햇살에 금붕어들은 그릇 바탕에 그림자를 내려뜨렸다. 지느러미는 하늘하늘 손수건을 흔드는 흉내를 낸다. 나는 이 지느러미 수효를 헤어 보기도 하면서 굽힌 허리를 좀처럼 펴지 않았다. 등이 따뜻하다. 나는 또 오탁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서는 피곤한 생활이 똑 금붕어 지느러미처럼 흐늑흐늑 허우적거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적끈적한 줄에 엉켜서 헤어나지들을 못한다. 나는 피로와 공복 때문에 무너져 들어가는 몸뚱이를 끌고 그 오탁의 거리 속으로 섞여 가지 않는 수도 없다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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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아츠시, 호랑이 사냥(1934) 中

4
그는 천성적으로 기묘한 일에 흥미를 가진 학생으로, 학교에서 시키는 것에는 조금도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검도 시간에도 대개 병을 핑게로 견학만 하며, 투구를 쓰고 열심히 죽도를 휘두르는 우리를 그 작은 눈으로 비웃음을 띠면서 보곤 했는데, 어느날 4교시 검도 시간이 끝나고 아직 투구도 벗지 않은 내 옆에 오더니, 자기가 어제 미츠코시 백화점 갤러리에서 열대어를 보고 온 이야기를 했다. 매우 흥분한 말투로 그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자기도 한 번 더 갈테니 꼭 함께 보러 가자고 했다. 그날 방과 후에 우리는 혼마치 거리의 미츠코시에 들렀다.
그것은 아마 일본 최초의 열대어 전시였던 것 같다. 3층 진열장으로 들어가자 주위 창가에 나란히 수조를 늘어놓았는데, 장내는 수족관 안처럼 푸르스름하게 희미한 조명이었다. 조 군은 먼저 창가 한가운데에 있는 수조 앞으로 나를 데려갔다. 바깥 하늘이 비쳐 파랗게 투명한 물속에는 엷은 비단의 작은 부채처럼 아름다운, 아주 얇고 납작한 물고기 두 마리가 대여섯 가닥의 수초 사이로 조용히 헤엄치고 있었다. 마치 가자미를 세로로 세워서 헤엄치게 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몸체와 거의 같은 크기의 삼각돛 같은 지느러미가 매우 멋졌다. 움직일 때마다 색이 변하는 비단벌레 같은 회백색의 몸에는 화려한 넥타이 무늬처럼 적보라색의 굵은 줄무늬가 몇 줄이나 선명하게 그어져 있었다. 
"어때?"하고 조 군은 열심히 바라보고 있는 내 옆에서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두꺼운 유리 때문에 녹색으로 보이는 공기 방울이 올라가는 행렬. 바닥에 깔린 고운 흰 모래. 그곳에 나있는 가느다란 수초. 그 사이로 장식풍의 꼬리를 소중하다는 듯 조용히 움직이며 헤엄치는 마름모꼴의 물고기. 이러한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사이에 나는 어느새 요지경으로 남양(南洋)의 해저라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또한 그때 나는 조 군의 감격이 너무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국적인 미'에 대한 애호는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이 경우 그의 감동에는 많은 과장이 포함된 것을 발견하여 나는 그 과장의 기세를 꺾어주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바퀴 돌아본 후에 미츠코시를 나와 둘이 혼마치 거리를 내려갈 때, 나는 그에게 일부러 이렇게 말해주었다.
"그거야 멋지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일본의 금붕어도 못지않게 아름답지."
반응은 곧 나타났다. 입을 다문 채로 똑바로 나를 돌아본 그의 얼굴은 (여드름투성이에 작은 눈, 콧방울이 퍼지고 입술이 두툼한 그의 얼굴은) 곧 자신의 섬세한 미를 이해하지 못한 데 대한 비웃음과, 또 그보다는 지금 나의 심술궂은 시니컬한 태도에 대한 항의 같은 것이 뒤섞이 복잡한 표정으로 가득 찼다. 그 후 일주일 정도, 그는 내게 말을 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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