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16세기 마녀사냥 팜플렛 그림을 보고 연상된 "시녀이야기"의 장면 [특집] 뱀, 여자, 위험한..

43장
The three bodies hang there, even with the white sacks over their heads looking curiously stretched, like chickens strung up by the necks in a meatshop window; like birds with their wings clipped, like flightless birds, wrecked angels. It's hard to take your eyes off them. Beneath the hems of the dresses the feet dangle, two pairs of red shoes, one pair of blue. If it weren't for the ropes and the sacks it could be a kind of dance, a ballet, caught by flash-camera: mid-air. They look arranged. They look like showbiz. It must have been Aunt Lydia who put the blue one in the middle. (289)

몸뚱이가 세 개 매달려있다. 머리 위에 흰 자루를 씌워놨는데도 이상하게 축 늘어져 있다. 정육점 창문 뒤에 모가지를 매달아놓은 생닭처럼. 날개죽지를 오려낸 새처럼. 날지 못하는 새. 망가진 천사. 눈을 떼기 힘들다. 치마자락 아래로는 발이 대롱대롱 나와있다. 빨간 신발 두 켤레. 파란 신발 한 켤레. 밧줄과 자루만 없었더라면 무용처럼 보였을 것이다. 발레 무용. 똑딱이 카메라로 찍은. 허공에 걸린. 세 몸뚱이는 마치 자리를 배정받은 것 같다. 예능 같다. 파란색을 가운데로 정한 것은 리디아 이모였을 것이다.   



44장
On the Wall hang the three women from this morning, still in their dresses, still in their shoes, still with the white bags over their heads. Their arms have been untied and are stiff and proper at their sides. The blue one is in the middle, the two red ones on either side, though the colours are no longer as bright; they seem to have faded, grown dingy, like dead butterflies or tropical fish drying on land. The gloss is off them. We stand and look at them in silence.
"Let that be a reminder to us," says the new Ofglen finally. (295)

장벽에는 아침에 본 세 여자가 매달려있다. 여전히 치마를 입고있고, 여전히 신발을 신고 있고, 여전히 머리 위에 흰 자루가 씌워져있다. 묶였던 팔은 풀려서 뻣뻣하게 양쪽 제자리에 있다. 파란색은 가운데 있고, 빨간색 두 명은 양옆에 있다. 그러나 색깔은 더이상 밝지 않다. 마치 색깔이 흐려진 것 같다. 빛바랜. 죽은 나비나 뭍에서 말라붙는 열대어처럼. 더이상 윤기가 사라졌다. 우리는 이들을 말없이 서서 바라본다. 
"우리는 저걸 본보기 삼아야 돼요" 새 글렌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Margaret Atwood, The Handmaid's Tale, 1985)
-----------------------------------------------------------------------------------------------------------------------

위 팜플렛은
[할로윈 기념] 마녀 망치와 도깨비 시장 포스팅에서 먼저 한 번 소개했고,
원래 이글루스 상에서는 mori님께서 여성 혐오의 바이블 - <마녀들의 망치>  포스팅에 올리셨던 것입니다.

현존하는 팜플렛에 기록된 영국 마녀재판 중 가장 이른 시기인 1566년의 Chelmsford 재판에서 사형당한 세 여자를 그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아무렇게나 연관성 찾아서 링크거는걸 좋아하니,


3. 이슬람 권을 비롯해 사람을 납치해다가 죽일 때, 머리에 뭔가를 씌우는 경우는 '안 좋은 일' 이 일어날 것임을 암시하는 전조다. 얼굴을 보면 그 대상을 '살아있는 사람, 나와 같은 사람' 으로 인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물건처럼 취급하고자 비닐이나 푸대를 씌운다. 물론 케바케라 이동하는 동안만 씌우는건 살려줄 확률이 되레 높아진다. 오고가는 길을 모르게 하려했을 뿐이라, 협상만 잘되면 놓아줄 수도.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꺼냈냐면. 그냥, 인터넷에 떠드는 우리들도 상대방에게 푸대자루를 씌워놓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