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호치민이 뭐라고라??? 인도차이나 ~Indochine~

파리 13구 님의 46년, 장개석 군대의 분탕질에 맞서는 호치민? 에서는 Stanley Karnow의 책을 인용하셨는데,
이 내용의 진위 여부에 장도리를 던지는 하와이 주립대학 Liam Kelley교수님의 블로그에서 Hồ Chí Minh Said What???을 번역/소개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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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tot flairer un peu la crotte de Francais que manger toute notre vie celle des Chinois."

“Thà ngửi chút phân Pháp trong vài năm còn hơn phải ăn phân Tàu trong ngàn năm tới.”

"5년간 프랑스 똥냄새를 맡는 것이 중국 똥을 평생 퍼먹는 것보다 낫다."


영어로 된 베트남 관련 서적 중에는 1946년에 호치민이 "5년간 프랑스 똥냄새를 맡는 것이 중국 똥을 평생 (어떤 버전에서는 "1000년 동안") 퍼먹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는 것들이 많다.
(“Thà ngửi chút phân Pháp trong vài năm còn hơn phải ăn phân Tàu trong ngàn năm tới.”)

Stanley Karnow의 Vietnam: A History (New York : Viking Press, 1983)에 따르면, 호치민이 이런 말을 한 배경은 프랑스 세력의 복귀를 합의한 뒤 정부 각료들과의 회의 자리에서였다고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쟝 생트니(Jean Sainteny)와 교섭을 통해 호치민은 베트남이 프랑스 연합 내부의 자유 국가로 인정받고 프랑스가 북베트남에 군대를 주둔하는 것에 동의했다. (필자의 기억으로 프랑스 군 주둔 기간은 5년이었다.) 

Karnow는 다음과 같은 더 긴 인용문도 보여준다:

"얼간이 같으니라고! 그대들은 중국군이 남아서 주둔한다는 것의 의미 파악이 안 되는 것인가? 역사를 잊었는가? 이전 시대에 중국인들이 (베트남에) 진주했을 때는 천 년을 갔단 말이다. 프랑스인들은 이방인이다. 그들은 약하고, 식민주의는 죽어가고 있어. 백인들은 이제 아시아에서 끝장났어. 하지만 중국인들이 지금 주둔한다면 그들은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야.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프랑스 똥냄새를 5년간 맡았지, 중국 똥을 평생 퍼먹지는 않을 걸세." (153)

다시말해, Karnow에 의하면, 호치민은 프랑스 세력의 복귀를 승인한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런 말을 했다.

그런데 Karnow는 어디서 이런 인용문을 구했을까? 그는 출처를 명기하지 않았다. 내가 찾아낸 가장 이른 출처는 Paul Mus의 1952년 저작 Viet-Nam: Sociologie d'une Gurre (Paris, Editions du Seuil)이다. Mus는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문단 전체가 아니라 오직 마지막 문장을 호치민이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한다. ("Plutot flairer un peu la crotte de Francais que manger toute notre vie celle des Chinois.")


Paul Mus는 과연 어떤 사람이고, 이 말을 인용한 맥락은 무엇이었을까? Paul Mus는 프랑스 학자였는데,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세력의 베트남 복귀를 주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다시 말해, Mus는 식민지 경영에 깊이 연루되어있었던 것이다. 

1946년을 말하면서 Mus는, 호치민이 주변상황을 보았을 때 프랑스 세력이 그리 나쁜 선택지는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당시 시대 분위기가 이와는 정반대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많은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전쟁 말에 들어, 몇몇 베트남인은 프랑스 식민 통치의 부정적 측면을 세계에 알리는 대규모 캠페인을 시작했다.


위 1945년 문서와 같이 프랑스의 "범죄"를 늘어놓은 문건들은 여러 외국 정부 대표들에게 배포되었다. 여기에는 2차대전 동안 프랑스가 식민지들을 유지하는 것에 상당한 반대의견을 내놓은 미국도 있었다.

Paul Mus가 책을 낸 1952년 쯤에는 프랑스군이 1차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저지른 고문과 참상을 다룬 일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40년대부터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반불 담론이 팽배했다.

한편, 1949년부터 호치민은 중화인민공화국(PRC)으로부터 상당한 원조를 받았다. (Mus가 언급한 것 처럼 호치민이 중국을 불편하게 여겼다면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호치민이 1946년에 중국 보다 프랑스에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발언을 했다는 Mus의 주장을 미심쩍게 여긴다. 이 인용문은 역사적 맥락에 아예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한편 Paul Mus와 Stanley Karnow의 의도와는 잘 들어맞는다. Mus는 프랑스 통치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으며, 호치민도 미적지근하게나마 이를 인정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Karnow로 말할 것 같으면, 미국의 베트남 참전이 끝난 뒤에 글을 쓰면서, 전쟁 중에 북베트남이 제작한 민족주의 담론에 공감하는 반전(anti-war) 입장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인용문이 잘 맞아떨어졌다. 호치민의 말은 미국이 절대 베트남에 개입하지 말았어야한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베트남인은 수 천 년 동안 외세를 물리쳐왔기 때문이다. 

Karnow가 깨닫지 못한 것은, 그가 동감을 표한 민족주의 담론이 고작 1965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 당시에 북베트남 지식인들은 상상 속의 "대중(對中) 항쟁사"를 쓰기 시작했다.

Kosal Path는 "Ha Noi's Response to Beijing's Renewed Enthusiasm to Aid North Vietnams, 1970-1972," Journal of Vietnamese Studies 6.3 (2011): 101-139.에서 이를 지적한다.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내가 여기에서 논의하였듯이, 중국인은 베트남인의 유사깊은 "전우"로 비춰진다.

이보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세기 전반에 쓰인 글들에서 중국에 맞서싸우는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1960년대 북베트남에서 나타난 반중 담론만큼이나 일관성있고 강력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베트남인"이 수천년간 "중국 침략 세력에 항쟁해왔다"고 하는 "팩트"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결과로, 호치민을 주인공으로 하는 뚱딴지 같은 인용문이 등장하고, 확대되고, 비판 없이 반복 게재/출판되는데 이른 것이다.

호치민이 실제로 다른 사람을 향해 "얼간이 같으니라고!"라고 말했을거라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긴 한 것인가??? 이게 지금까지 호치민의 화법에 대해 내려진 평가들과 과연 일치하는지? Karnow의 인용구는 베트남 전쟁 말기에 이뤄진 미국의 베트남 관련 논의가 얼마나 현실과 괴리되어있었는지 보여주는 대표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시점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공식 담론"으로 "신성시"되어버린다. 

Lien-Hang Nguyen은 최근 "베트남 신화 깨뜨리기(Exploding the Myths About Vietnam)"라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즈에 기고했다.  여기서 말하는 신화란 Karnow같은 사람들에 의해 널리 퍼진 것들이다. 이 기고문은 여기에서 다룬 호치민 인용문보다는 더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인용문은 깨뜨려야하는 또다른 베트남 관련 신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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