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 도교, 불교 계열 삽화(판화)에 보이는 뇌공 모습에서 태상감응편도설언해(1880)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태상감응편"이라는 책에 삽화를 그려넣고 (도설), 한글로 해설한 (언해) 책인데요.
태상감응편은 19세기 중국은 물론이고 베트남과 조선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대단히 유행한 책입니다.
(Liam Kelley 교수님의 19세기 동아시아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보는 역사 지식의 한계 참조.)
도교적 텍스트라고 흔히 분류되는 책인데, 내용은 희망편/절망편처럼 좋은 사례/나쁜 사례를 가려서 권선징악을 보여줍니다.
군신, 부부, 붕우와 같은 관계에 각각 선보(善報, 좋은 사례, 좋은 일을 해서 보상받는 사례)와 악보(惡報, 나쁜 사례, 나쁜 일을 해서 벌받는 사례)가 있는 것이지요.
이 책은 총 5권으로 이뤄져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마지막 제5권의 "부인악보"에 해당하는 총 16개의 사례 중 4개(4분의 1)가 낙태와 영아살해 관련이라는 거죠. 심지어 순서도 연달아 있습니다.
1. 진씨

윤주(潤州) 땅에 진씨 이미 자식이 많고 또 잉태하매 심히 슬프게 여기는지라.
동네의 약팔고 의술하는 담파(譚媼)가 진씨를 위하여 약 먹여 낙태하였더니 그 후에 또 잉태하니 다시 담파를 청하여 낙태하려 할새 이미 약을 짓고 미처 먹지 못하였더니 그날 밤 꿈에 한 누른소 있어 말하여 왈,
"내 너로 더불어 원수가 없거늘 어찌 나를 죽이려 하나뇨? 내 장차 너를 죽이리라." 하거늘
(잠에서) 깨어 그 뜻을 모르고 마침내 그 약을 먹었더니 인하여 혈붕(血崩)[1]이 되어 죽고 그후에 담파 또한 폭사(暴卒)[2]하니라.
[1] (때 아닌) 생리과다
[2] 급사, 비명횡사
2. 진일청의 처

3. 이수의 처

4. 혁연걸의 처

블로그 이웃분들 중에 관심있어 하실 분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게렉터 블로그에서 용재총화와 어우야담의 괴물들을 소개할 때 (용재어우 괴물열전 (1~37)) 삽화로 사용된 만큼, 원문 내용을 소개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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