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스타킹으로 대동단결! 스타킹은 언제나 好타!

과거의 포스팅, 나폴레옹의 모자, 그리고 조상님들의 스타킹 사랑?에서 영국의 바실 홀(Basil Hall, 1788 – 1844) 대위가 1816년 조선을 방문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홀 대위의 일행이 조선 땅에 상륙하자마자 작은 무리의 사람들이 그들을 구경하러 몰려왔고,
구경꾼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이방인에게 담배를 권한 뒤, 그들이 입고 있는 희한한 옷을 한겹한겹 벗겨서 살펴보았죠. (어째 야해지네요...) 그중에서도 호기심 많은 조선인들을 가장 흥분시킨(!) 것은 바로 스타킹이었습니다.


그만둬...! 나한테 난폭하게 굴 거지!? 하멜표류기처럼!!


No part of my dress excited so much interest as the stockings. Holding them up to one another, they shouted, "Hota! Hota!" upon which we took down the word Hota in our vocabularies as the Corean for stockings; but in the next minute we heard the same word applied to several other things, which made us suspect the word meant good, or wonderful. 
(Voyage to Loo-Choo, and other places in the eastern seas in the year 1816, pg. 107)

[번역]
내 옷가지 중에서 스타킹 만큼 그들을 흥분시킨 것은 없었다. (스타킹을) 서로 집어들어 보이면서, "호타! 호타!"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호타"라는 단어를 스타킹을 뜻하는 조선어로 받아적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단어가 다른 것들에도 적용되는 것을 보고는, "좋은" 또는 "훌륭한"이라는 뜻일 것이라고 추측하게 되었다. 


스타킹을 들고서는 "好타! 好타!" 라고 외쳤다는군요. 
너무 좋아해서 처음에는 "HOTA"가 스타킹을 뜻하는 조선말인 줄 알았다고... (조상니뮤, 나니시떼루...)


Voyage to Loo-Choo의 조선인 삽화 (HOTA~)


그런데 이렇게 서양인의 스타킹을 보고 환장하는 것은 조선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1643년 여름, 일본에 상륙한 네덜란드의 브레스켄스 호의 선원들은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번역]
그 일본인 귀족은 우리에게 쌀 한 가마니를 선물하고는 또 몸짓을 했는데, 마음대로 해안으로 나와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그에게 깊은 감사를 표시(몸을 숙여서 인사)하고, 그를 선실로 초대해서 아락 주(arak酒), 스페인산 와인, 적포도주(vino tinto)를 권했고, 상기한 쌀 가마니에 대한 답례로 실크 스타킹 한벌을 선물했다. 그는 이 스타킹을 몹시 원한다는 눈치를 주었는데, 그것을 선물받은 뒤에는 우리에게 감사를 표했다.   
(출처: Hesselink, Prisoners from Nambu에 인용된 Bijlvelt Schaep Debriefing Report (ARA VOC 1148, tols. 355-392), 29 July 1643)

여기서 일본인 귀족(a Japanese Nobleman, 발췌문에는 없지만 원문 중 다른 부분에서 보임)이라고 불린 사람은 우루시도 칸자에몬 마사시게(漆戸勘左衛門正重 혹은 正茂, 1605?-1667)였습니다. 분명히 "어부로 변장해서" 네덜란드 선원들을 염탐하라는 지령을 받았는데, 솜씨가 별로였는지 "귀족(사무라이)" 신분이라는 것을 깨알같이 들키네요.ㅋㅋ 

이분은 꽤나 학식있는 유학자였습니다. 그리고 스타킹을 좋아하는 걸 보니, 역시 신사군자의 취미란 동서를 막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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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켄스 호 선원들 이야기의 출처는 이번에도 역시 
Reinier H. Hesselink, Prisoners from Nambu  (Honolulu: University of Hawai'i Press, 2002), 38.
입니다.

참고를 위해, 브레스켄스 호의 항해를 다룬 제 포스팅과 적륜님의 포스팅을 하나씩 링크 걸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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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함부르거 2017/06/12 05:30 # 답글

    >> (조상니뮤, 나니시떼루...)

    이 닦으면서 보다가 여기서 뿜었습니다. 책임지세요. ㅋㅋㅋㅋㅋ


  • 남중생 2017/06/12 11:03 #

    더 재미있는 포스팅으로 책임지겠습니다.ㅋㅋ
    (사실 노렸습니다!)
  • mori 2017/06/12 10:56 # 답글

    제가 일본 가서 스타킹을 사는 것은 역사가 있었군요(?)
  • 남중생 2017/06/12 11:02 #

    ㅋㅋㅋㅋ 다음에는 네덜란드나 영국에 가서 사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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