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주워담는 글] 임진왜란에 참전한 원병(猿兵) 용틀임하는 동아시아 근세

최근, 크리스마스 특집이랄까 연말정산이랄까, 제가 전에 썼던 포스팅이나 흥미롭게 읽었던 포스팅의 트랙백을 이어나갔습니다.
또 공교롭게도 매 포스팅 마다 서체 감별(?) 같은 걸 하게 되는군요.
이번 글 역시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하하.

제가 이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역사관심 님의 수인부대(?)와 해귀海鬼 (임진왜란 특수부대) 포스팅을 읽고 나서였습니다.
"?兵三百"이라고 적힌 깃발의 흐릿한 첫째 글자가 저도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조금 더 조사를 덧붙여 쓴 포스팅이 조선으로 파견된 늑대인간 부대, 낭병(狼兵) 혹은 원병(猿兵)?입니다.
(제목이 조금 번잡해서 몇 번 수정을 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 저는 의문의 글자가 狼(이리 낭)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 트랙백 포스팅을 읽고 그 해석에 동의하신 역사관심님은 낭병과 천조장사전별도의 늑대부대 (후속글)을 써주셨고,

여기에 길공구님도 동참하셔서, 
낭병(狼兵/이리 병사) 정사 기록 국역 (총 8부)에서 원전 사료들을 찾아 번역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번역 사료들까지 참고하시고 역사관심님이 다시 한번 쓰신 낭병狼兵이 임진왜란에 참전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임진왜란의 낭병(狼兵)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되새겨 보니 작년 이맘때의 트렌드라고 할만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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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김을 빼기는 아쉽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천조장사전별도 속의 저 깃발에는 낭병(狼兵)이라고 적혀있지 않습니다.


예, 전적으로 제 오독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보다 선명한 천조장사전별도의 이미지를 찾았기 때문인데요,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것도 불확실하시다면 아래 이미지도 참조합시다.
(밑줄의 오른쪽, 4번째 글자)


엑, 사실 여기서도 다소 재미있게(...) 생긴 글씨가 반복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쯤 되면 낭(狼) 자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해집니다.





제가 보기에는 猿(원숭이 원) 자로 보이는군요.

오른쪽 글자는 큰 개 견(犭)이 아니라 손 수(扌) 변에 가깝게 보이기도 하고...
양쪽 모두 웬지 모르게 글자 속의 입 구(口)를 비스듬하게 흘려쓰는 습관이 보이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정작 이 문서(두번째 이미지)의 정체가 뭔지 소개를 안했군요;;;

역사관심 님의 최초 포스팅에서 "사실 저 그림 '천조장사전별도'의 각 화폭에는 설명이 실려있는데"라고 언급하신 바로 그 설명문입니다.
밑줄 친 부분을 보면, 荊楚靑猿三百名(형초 청원 삼백 명) 그러니까 (옛) 초나라 지방의 푸른 원숭이 300 마리 명이라는 뜻이 됩니다.

형초荊楚라는 표현은 제게는 "형초세시기"로 익숙합니다만, 중국 북부의 황하 유역과 대비되는 남부의 양쯔강(장강) 유역을 형주(荊州)라고 하기도 하고, 그냥 "형초" 자체가 초(楚) 민족을 부르는 호칭인 것 같습니다. (참조: 형초 문화)


우리의 낭병(이제는 원병이군요)이 "초나라 원숭이(楚猿)"로 언급되는 것 역시 역사관심 님이 최초 포스팅에 인용하신 난중잡록 (1598년 8월 27일 기록)에서 보입니다. (원문 이미지)
여기서는 확실히 네 마리(首)라고 되어있네요.

한편 성호사설의 기록에서는 언급된 두 번 모두 원숭이 후(猴)를 쓰네요.

이들 원병을 낭병과 연관짓는 기록은 지금까지 찾아본 바로는 (이전 포스팅에서 제가 언급한) 바이두 백과의 "광서 후병(广西猴兵), 원병(猿兵) 등으로도 불렸다"는 것 뿐입니다. 
위키피디아나 마찬가지인 바이두를 제대로 된 출처도 없이 신용할 수 없겠죠.


그러니 이 글의 잠정적인 결론은 낭병(X) 원병(O)라는 것입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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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의 "설명문"에 보면 이들 원병/초원이 직산전투에서 공을 세웠다고 되어있습니다.
직산전투에 대해서는 
등을 참조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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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역사관심 2016/01/10 01:56 # 답글

    아~~ 원병이 맞을 것 같네요. 선명한 글자를 보니 확실한 듯 합니다 (으음... 저 많은 포스팅을 어떻게 수정할까 고민;).

    하지만 마지막 바이두 (말씀대로 더 확실한 정보를 찾아봐야겠지만)의 설대로라면 글자는 다르지만 여전히 저쪽 지방 민족들을 가리킬 가능성도 남아있을 수 있겠군요.

    '원숭이 해'를 맞아 '원병'으로 재탄생이라. 재밌습니다 ^^
  • 남중생 2016/01/10 04:33 #

    하나하나 바로 고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제 포스팅이 트랙백 되어있는데다가 혹시 또 원병이 낭병일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습니까^^ 붉은 원숭이 해의 푸른 원숭이입니다!
  • 길공구 2016/01/10 07:25 # 답글

    아!!! 흥미롭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남중생 2016/01/11 14:36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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