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학 사절



제복(교복) 입는 날이니까 제복 이야기 내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특촬물/전대물(파워레인저 같은거), 혹은 만화의 영웅들은 왜 등장/변신할 때마다 (급한데도) 쓸데없는 구호를 외치면서 자기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인가... 이런 식의 내러티브는 어디서 오는 걸까하고 생각해봅니다.
따지고 보면 "개노답 삼형제"도 비슷한 구조/형식이라고 볼 수 있는거고... (두둥! 하고 등장한 다음에 각자 "뫄뫄 전문가 뫄뫄입니다."하는거) 
이들은 같은 옷(검정 민소매)를 입고, 라면이라는 전체의 부분(면, 수프, 고명)들을 각각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셋을 합쳐야만 라면이 완성되지요.
 
이런 서사구조의 원형을 생각하다 보니까 막상 생각나는건, 레니 리펜슈탈의 "의지의 승리"(1935년, 나치 독일의 선전 영화)에 나오는 한 부분이 연상되네요.
대열을 갖춘 노동자들은 각자 어느 지방 출신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같은 "개인"을 밝히지만 동시에 그건 "집단"을 내세우는거죠. 모 지방 출신이라는 집단, 특정 직업군이라는 집단에 속하니까. 또 각 지방이 모여 독일을 구성하고, 각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새로운) 독일을 건설한다는 서사를 강조한다는건 말할것도 없고...

그러면 집단 출신의 개인이 또 집단을, 그러니까 집단의 집단을 이뤄서 초집단(국민국가)이 되는거고, one for all, all for one이니까 삼총사까지도 거슬러올라갈 수 있을것같습니다. (다만 영상으로 이런 구조를 표현한걸로는 의지의 승리가 처음이 아닐까?) 그나마 3명의 개인이 힘을 합치는 삼총사 정도가 되면 오히려 순수한 추상적 구조로 이해하기가 쉬워지네요. 그렇다면 전대물의 히어로들(뫄뫄 삼총제, ~오형제, ~레인저스 등등)이 자기소개를 하는건 결국 ("악"에 대항하는) 집단을 강조하는거라는 결론이 나오네요... 이렇게 별거 아닌 결론을 내는데 길게 쓸 필요가 있었는지;; 
또 그렇게 보면 왜 각각의 히어로들이 색깔(레드, 옐로, 블루, 그린...) 들로 표현되는지도 이해가 되는게, 유니폼(집단)을 입을 때 비로소 가장 강렬한 색깔(개인)이 주어지게 하는 구조인거죠.

덧글

  • 카코포니 2015/04/02 01:42 # 답글

    그러고보니 공감되네요.
    특촬전대물이나 프리큐어 같은 경우도 개개인이 모여서 집단을 이루고,
    또 그 집단이 모여서 더 큰 집단을 이루는 서사 구조가 많은걸 보면 어느정도 유사한 부분이 있는것 같습니다.

    http://youtu.be/4s0j_kvGIBA
    얼마전 개봉한 프리큐어 시리즈의 이 광고 영상을 보니까 말씀하신 부분이 바로 와닿는 느낌입니다.
  • 남중생 2015/04/02 03:57 #

    영상을 보니까 확실히 그런 느낌이 나네요. 세 가지 색깔의 (옷을 입은) 여자주인공이 한명씩 나와서 노래를 부분부분씩 맡아 부르는 오프닝 시퀀스라던가... 사실 세일러문이나 모모이로클로버Z의 뮤직비디오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이니까요.^^
  • 기원 2015/04/02 11:36 # 삭제 답글

    일본에서는 독수리 오형제(과학닌자대)에서 파생된거 아닌가요? 그런데 그거 바탕이 닌자 부대 달빛 이니깐...
  • 남중생 2015/04/24 16:37 #

    오오 답변이 늦었네요. ㅠㅜ 죄송합니다. 저는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 특히 옛 작품들은 잘 모릅니다. 시각문화란 이런게 아닐까? 하는 직관적인 생각을 담아서 쓴 글이에요. 일본에서는 독수리오형제가 이런 "그룹(제복) 파워" 계열으로는 원조격인가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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